태권도의 날 유감...!
태권도의 날 유감...!
  • 김해성
  • 승인 2023.09.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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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날에 주인 없는 외빈으로 채워진 행사로 빈축 자처해”
“태권도 단체장들의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

 

지난 9월 4일은 태권도인들의 명절이라 할 수 있는 태권도의 날이었다.

태권도의 날은 주지하다시피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 103차 IOC총회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날로, 세계태권도인들 간의 단결과 태권도의 위상 강화를 위해 2006년 7월 25일 베트남 호치민시 에콰토리얼 호텔에서 열린 WT(세계태권도연맹)정기총회에서 정한 날이다.

여기에 더하여 대한체육회의 80여개 가맹종목 단체 중 유일하게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자긍심을 갖고 의미가 퇴색되지 않고 국민적 관심으로 태권도 부흥에 기여하는 뜻 깊은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연구와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또한 2008년 6월 22일 시행된 태권도 진흥 및 공원 조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공식적인 기념일로 지정된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이후, 태권도의 날 기념식은 태권도의 4대 단체가 번갈아 가면서 개최하면서 대대적인 행사를 마련하는 등 명실상부한 태권도계의 명절로 자리 잡았다.

지난 9월 4일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23년 태권도의 날 행사에서는 태권도 4개 단체의 수장들이 모두 불참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져 태권도의 날을 대하는 태권도계의 지도자급 인사들의 수준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문체부에서 차관이 참석하는 등 태권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보여준 이번 태권도의 날 행사에서는 주인 없는 손님들만 귀빈석을 메우는 이상한 현상에 대해 태권도계의 여론은 황당함을 넘어서 경악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다.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은 전임 오응환 이사장의 사임으로 공석이지만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와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회장, 국기원 이동섭 원장은 공히 해외 출장을 핑계로, 국기원 전갑길 이사장은 다른 인사들의 불참을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불참한 4개 단체장들을 대신하여 이승완, 조영기, 송봉섭, 박현섭 등 국기원 원로평의회 위원들을 비롯한 다수의 9단 회원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준 것은 아직은 역시 태권도 원로들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특히 17개시도 협회와 5개 연맹체 회장 중에는 전라북도 고봉수 회장, 충청북도 성정환 회장, 광주광역시 이영석 회장, 대전광역시 윤여경 회장은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회장 대리로 참석하였으므로 3인의 시도협회장만 참석한 꼴이다.

불참한 회장들 중 바람결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피치 못할 사유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 골프회동이 많았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며 태권도의 날 행사에 대해 재고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쓴 소리에 관계자들은 귀를 기울여 볼일이다.

태권도의 날이 9월 4일로 정해진지 10여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날짜에 대한 착각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태권도의 대표적인 3개 단체의 장이 공히 해외 출장을 잡았다는 것은 태권도의 날이 그들의 안중에도 없는 행사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 태권도계의 중추라 할 수 있는 17개 시,도 태권도 협회장 중에서 3명만 참석하였으며, 각 경기단체를 대표하는 5개 연맹체 회장단 전원이 불참하는 등 이들 회장단이 입만 열면 외치던 태권도를 위한다는 말들이 얼마나 공허한 외침이었는지 잘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태권도의 날을 주최하는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 임명을 차일피일 미룬 ‘문체부’의 무책임한 인선이 이런 결과를 가져 왔다는 여론도 있지만 각급 태권도 단체의 장들이 태권도 보다는 자신의 직위가 주는 명예와 권위, 이에 더한 연봉 등의 금전적 이득에 더 관심이 있다는 세간의 평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미 일어난 일에 만약이라는 잣대를 들이댈 수 없겠지만 세계연맹 총재나 ‘대태협’ 회장이 참석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이득이나 체면에 민감한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는 예측이 너무 쉽게 나온다.

태권도의 날이 이런 대접을 받을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처음 태권도의 날이 선포되고 지정 되었을 때는 태권도 4개 단체들이 번갈아 개최하면서 서로 의식하여 보다 나은 행사를 고민하면서 풍성한 행사들이 채워졌고 태권도의 날이라는 의미가 좀 더 부각되었고 언론의 관심도 받아 태권도의 날이 국민들에게 홍보되는 효과를 가져 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태권도원에서 태권도의 날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저 그런 기념일로 치부되면서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고 태권도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 와 각급 태권도 단체마저 외면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지금이라도 태권도의 날 행사를 4개 단체에서 번갈아가면서 주최하는 방안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일선 태권도장에서는 태권도의 날이라고 대부분 휴관을 한다. 각 단위의 협회에서는 아무런 행사도 없이 그냥 그런 날로 지나가 버린다. 태권도의 날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흘러간다는 말이다.

출생률 감소 등의 이유로 태권도장들이 위기에 봉착해 있는 이 시점에 태권도의 날을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갈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태권도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태권도의 날이 있는 주간을 태권도 주간으로 선포하고 시, 군, 구 협회별로 시범행사나 태권체조 등을 선보이면서 미니 태권도 한마당 같은 행사로 태권도의 다양한 매력을 국민들에게 선보이면서 국민들에게 태권도가 생활화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태권도의 부흥으로 미래에 보탬이 되는 의미 있는 태권도의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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