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잼버리대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세계 잼버리대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 김해성
  • 승인 2023.09.01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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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논설위원태권도 호신술 수석연구원
김철수 논설위원
태권도 호신술 수석연구원

K-Pop의 신드롬과 태권도 성지를 동경해오던 아침의 나라! 

문화적으로 깊은 잠재력을 품은 대한민국을 찾아 부푼 꿈을 안고 세계 각국의 4만 3천여 명이 새만금 잼버리대회장을 찾았다.

‘너의 꿈을 펼쳐라!’(Draw your Dream!)는 주제로 개최되는 잼버리대회는 대원들의 ‘극기와 단합. 협력과 우정’을 다지는 자리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기대와 희망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배수가 잘되지 않는 새만금 부지에서 폭염으로 온열 병 환자가 무더기로 속출하는 등 온갖 난제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 3개국이 자국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퇴영을 결정하는 등 온갖 불미스러운 일이 드러났다.

2017년부터 준비해온 이번 대회는 나무 그늘 하나 없는 이곳에서 세계대회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직위원회는 벌써 배수로 공사를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계속되는 장마로 인하여 갯벌로 변하여 곳곳에서는 물웅덩이가 생겨나며 해충이 들끓는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의료 체계도 엉망이었으며,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화장실의 위생관리와 샤워장 부족은 대한민국 국격에 먹칠하고 말았다.

물론 이번 대회는 기록적인 폭염과 태풍 ‘카눈’의 영향도 있었지만, 농업용지로 조성된 대회장 부지 자체가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도 이에 대한 대책은 그 오랜

세월 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재해에 더한 확실한 인재(人災)가 아닐 수 없다.

먼저 잼버리대회장이 새만금으로 지정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회장인 새만금은 지난 2017년 폴란드 그단스크를 큰 표 차로 누르고 선정되었다. 물론 우리나라가 선정됨에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왜 전에 잼버리대회를 1991년 고성에서 성공적으로 치렀던 경쟁도인 강원도를 배제하고, 전라북도 새만금으로 결정되었는지 의아심이 든다.

마침내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의 책임소재를 두고, 시민단체에서 지난 8월 22일.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검창청에 고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잼버리대회를 빌미로 11조에 달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만 빼먹고, 잼버리대회운영을 방치 했다는 것이다. 

새만금 잼버리 비리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새만금국제공항 8,077억원. 건설 중인 새만금-전주고속도로 1조 9,000억원. 잼버리 참가자의 편의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건설된 내부동서도로. 내부남북도로 7,886억 원. 새만금신항만 3조 2,000억 원 등 11조에 육박하는 사회간접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잼버리대회를 하나의 도구로 악용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본연의 행사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운 정치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지구촌의 축제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서 결정되지는 않았는지 묻고 싶다. 

그렇다면, 천문학적인 예산을 따내기 위한 목적으로 혈안이 되었단 말인가? 결국은 이 많은 자금의 먹잇감을 두고, 서로 다투고 파먹는 ‘약육강식’ 만이 존재하는 동물의 세계를 연상하게 한다.

여기서 사회간접자본 11조 원은 차치하더라도, 1,171억 원의 잼버리대회 본예산은 어디에,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쓰였는지 감사하여 이들의 비리를 성역 없이 발본색원하고, 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이번 감사에서 이권 카르텔(Cartel)이 발각된다면 이에 대한 응당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컵. 엑스포. 세계태권도대회. 코리아오픈. 김운용 컵 태권도대회. 세계태권도문화축제 등 다양하고 큰 대회를 유치하여 이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잼버리대회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174개 프로그램 중 일부분이긴 하지만 대회가 열리는 기간 중 세계 청소년들이 ‘태권도원’에서 상설공연 관람. 태권도체험. 국립태권도 박물관과 전망대 견학. 힐링 태권도 체조. K-콘텐츠를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기회를 마련하여 태권도에 대한 즐거움을 맛보게 할 알찬 계획으로 짜였다.

잼버리 대원들에게 태권도에 대한 멋과 예의를 알리는 등으로 일부 참여한 대원들도 있지만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정치권에서는 새만금 잼버리 폐영식과 동시에 책임 공방으로 불이 붙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쟁으로 몰아가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은 오늘날 부정부패의 시궁창을 연상케 한다. 한마디로 협치와 성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 나라가 안고 있는 현안 중 ‘부산엑스포 유치’와 ‘태권도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 중요한 때에 앞에서 먹칠하지 말고, 이번 잼버리대회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앞으로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그 책임소재를 명확히 묻고, 그 결과에 따라 살을 깎는 혹독한 대가가 있어야 하는 동시에 국가와 사회 망 전반에 걸친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 (system의 構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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