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윤, 올림픽 랭킹 1위 잡고 날아오르다.
권도윤, 올림픽 랭킹 1위 잡고 날아오르다.
  • 김해성
  • 승인 2022.11.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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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3일차인 16일(한국시간) 권도윤(한체대)이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센트로 아쿠아티코에서 열린 ‘2022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선수권대회’ 에서 남자 –68㎏급 출전해 올림픽 랭킹 1위인 영국 브랜들리 신든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권도윤은 국내에서 진호준과 함께 –68kg 체급에서 손꼽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다. 다만24.92점으로 132위 랭킹 탓에 국제무대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국제대회 경험은 올해 터키오픈과 코리아오픈이 전부인 상황이었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국제대회 경험과 자신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는 평가이다.

결승전서 까다로운 경기운영으로 상대를 경기내내 괴롭히고 변칙적인 발차기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영국 브랜들리 신든(올림픽 랭킹 1위 307.8점)을 결승전 상대로 만나 2-0 완승을 거뒀다.

 

권도윤은 평소처럼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1회전 앞 오른발 공격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인 권도윤은 2:1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연이은 감점을 허용하면서 2:3으로 역전 당한 상황에서 왼발 머리 공격성공 시키며 5:3 재역전을 해냈다. 이후 감점을 한점 더 허용 하며 5:4로 1회전을 가져갔다. 2회전 경기 시간 45초 여가 남은 상황 2대2 팽팽한 대치 상황에서 오른발 앞발 공격과 특기인 내려차기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7:3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상대의 공격을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하면서 10대7로 브랜들리를 제치고 회전 스코어 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준결승에서는 복병 아제르바이잔 아가예프 자바드와 3회전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라운드 점수 2-1로 역전승 했다. 1회전 머리 공격을 연거푸 허용하며 2대6으로 내줬다. 2회전에서는 유효 득점을 서로 내지 못해 주․부심 우세 판정에서 2-1로 가까스로 이겼다. 마지막 3회전 상대 공격을 왼발 내려차기를 성공시켜 3대2로 신승했다.

권도윤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더 열심히 준비해 더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혜리 코치와 지난 3개월 동안 오로지 오늘을 위해 집중 훈련을 해왔다. 첫 예선 경기를 너무 소심하게 뛰어서 오늘 경기가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첫 날 우승한 박우혁선수와 장준 선수가 찾아와서 너는 잃을게 없으니 국내처럼 편하게 하라고 조언해줬다. 이후에 몸도 긴장도 풀어져 중요한 순간 실력 발휘가 된 것 같다. 이제 랭킹 순위가 높게 오르게 됐으니 더 좋은 결과를 이어가 꼭 파리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권도윤은 랭킹 점수 140점을 획득해 기존 점수를 더해 164점으로 10위권 내로 진입하게 됐다. 게다가 지난 달 맨체스터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우승해 이달 10위로 22단계 껑충 뛴 진호준(147.89점, 수원시청)을 잡게 됐다.

한국 태권도는 최근 2개월 사이 권도윤, 진호준이 잇달아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이어가면서 이대훈의 빈자리를 채웠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눈에 보였다. 변칙 발차기를 사용해 감점을 받는 부분이다. 그동안 국내대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자주 나왔기때문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

이날 여자 -49kg급 우승 도전에 나선 한국 태권도 여자 경량급 간판스타인 강보라(영천시청)는 8강에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태국 패니팍 옹파타나키트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강보라는 장점인 체력과 근접전을 주무기로 패니팍을 꺽기 위해 고군분투 했지만 단조로운 공격패턴으로 경기초반 점수를 허용한 것이 뼈아픈 패착으로 이어졌다.

긴 신장을 바탕으로 기습적인 머리 공격이 일품인 상대 패니팍에게 1회전 후반까지 0대8로 고전했다. 큰 점수차로 앞서던 패니팍이 잠시 방심한 사이 강보라가 뒷심을 발휘했다. 기습적인 머리 공격을 잇달아 성공한데 이어 몸통 공격까지 퍼부으며 순식간에 8대8 동점을 만들어 우세승을 거뒀다.

극적으로 1승을 먼저 따낸 강보라는 2회전 초반 몸통 선취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연이어 감점을 허용한 뒤 상대의 주특기인 머리 공격까지 연속 허용하며 3대11로 패했다.

마지막 3회전 패니팍은 더 강한 압박으로 강보라의 근접 공격을 차단했다. 몸통 공격을 잇달아 허용한 뒤 결정적인 머리 공격까지 내주며 분위기 반전을 위해 회전 기술을 시도하다가 재차 넘어져 감점 누적으로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다. 후반 한계선 바깥으로 밀려 나가면서 0대12 점수차 패로 져 세트스코어 1-2 역전패 당했다.

패니팍은 이날 준결승에서 멕시코 소우자 다니엘라 파울라에 3회전 버저비터 역전패를 당해 대회 3연패 도전이 무산됐다. 2015년 처음 출전한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2017 무주, 2019 맨체스터 세계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소우자 다니엘라 파울라는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결승에서 중국 구오 칭을 라운드 점수 2-1(4-3, 4-8, 8-2)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체급에서는 값진 메달 주인공이 탄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태권도선수권에서 여자선수로는 처음 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49kg급 동메달을 획득한 아부탈렙 두냐 알리 엠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8강전에서는 도쿄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아드리아나 세레소 이글레시아스를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준결승에서 중국 구오 칭에게 1회전 강력한 내려차기에 안면을 허용하면서 KO패 당했다.

사우디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 스포츠 활동을 제약 받아 왔다. 그래서 남자부는 1982년 대회부터 처음 출전했지만, 여자부는 2003년 독일에서 열린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해 19년 만에 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WT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계여자태권도오픈선수권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여성을 차별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불식시켜야 아시안게임도 유치할 수 있다”라는 WT의 수년간의 설득으로 이뤄진 것. 한편 내달 초 수도 리야드에서 WT 체급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이 개최된다.

한국은 셋째날 경기까지 남자부 -68kg급 권도윤과 -80kg급 박우혁(이상 한체대) 금메달 2개를 기록 중이다. 여자부는 노메달로 부진 중이다.

17일 대회 나흘째 경기에는 남자 -74kg급 장은석(용인대), 87kg 초과급 강연호(수원시청), 여자 73kg 초과급 김효정(안산시청) 등 남녀 3체급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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