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과 배려가 요구되는 스포츠계의 폭력사태
포용과 배려가 요구되는 스포츠계의 폭력사태
  • 김해성
  • 승인 2021.03.3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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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논설위원(태권도호신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김철수 논설위원(태권도호신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프로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로부터 시작된 학교폭력 미투(Me too)의 거센 물결은 스포츠계는 물론 연예계와 우리 사회 전반에 요동치며, 그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용서할 수 없는 비인간적 폭력은 학교나 체육계.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이 시간에도 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이제 학교와 체육계의 폭력으로 인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이에 따른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흔히들 말하는 학교폭력 문제는 ‘청소년기에 무심코 저지른 행동으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사회적 포용문화가 문제이다.

이러한 포용문화는 폭력에 대한 면죄부(免罪符)가 되는 동시에 폭력을 되풀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학교와 체육계에 더 큰 재앙으로 자리 잡게 된다.

무심코 저지른 폭력을 사회적으로 감싸 안을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새로운 폭력 가해자 에게는 평생 체육계의 진입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폭력 가해자에 대한 갱생 프로그램을 현시대에 맞게 새롭게 마련하여 개과천선(改過遷善)하도록 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을 통해 두 번 다시 폭력행위를 하지 않도록 제도적 입안이 절실히 요구된다.

물론 학교폭력은 처벌만이 능사가 아님을 밝혀 둔다.

나아가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반성의 모습으로 늦었지만 ‘포용과 배려가 요구되는 스포츠 문화’가 정착되고 실현되어야 한다.

한 예로 체육계 폭력으로 지난해 6월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 선수는 팀 감독과 동료들로부터 가혹한 폭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또 지난해 1월 서울 광진구의 한 클럽 앞 골목에서 25세의 청년이 유명 모 체대 등에서 태권도를 전공한 3명의 선수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억울하게도 짧은 생을 마감했다.

폭력사태의 심각성이 오죽했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황희 신임 문화체육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폭력 등 체육 분야의 부조리를 근절할 특단의 노력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는가?

이제 폭력 근절의 근본적 대책에 대해 논의해보자.

특히 체육계 폭력의 해결 방법은 사회적 이미지 쇄신을 통한 체육계의 변화가 절실하다.

지금까지 주축을 이루어왔던 엘리트 체육 위주로 오랫동안 지속 되어 왔던 체벌과 폭력을 통한 성적향상 시스템을 과감히 변화시키는 패러다임(paradigm)이 절실하다.

최근 강원도교육청의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설문 조사에서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기숙사로 밝혀져 이에 따른 대응책을 강구했다. 기숙사 운영은 그 기준을 엄격히 하고, 3월1일 이후 발생한 폭력 가해자에게는 학교 폭력위원회 조치에 상응하여 강화된 출전제한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악습을 바꾸지 못하고, 성적 위주의 체육 정책 그대로 시행한다면 폭력 근절은 요원할 것이다.

인권위가 전국 초∙중∙고 선수 6만여 명을 대상으로 인권실태를 조사한 결과 폭력을 당한 선수 중 응답자의 79.6%인 4,898명이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보복이 두려워서가 24.5%였다. 폭력사태를 이러한 무관심 속에 둘 수 없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스포츠 윤리위원회’의 보다 적극적인 활성화로 스포츠계에 만연해있는 폭력과 성폭력 같은 뿌리 깊은 비위의 근절을 위해 전문가 확보 등 보다 적극적인 스포츠의 참신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일선 현장의 실정에 맞는 법 개정으로 충분한 인권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아가 국제경기에 대비한 상비군들에게는 폭력과 인권에 대비한 충분한 보완책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한 인성교육을 겸비한 특별 교육계획이 뒤따라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제까지 인성을 저버린 성적 지상주의의 상징인 메달은 하나의 면죄부가 되고, 신분이 보장되므로 이러한 그릇된 풍토에서 벗어나도록 참신한 이미지 쇄신을 위해 스포츠계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이 시간에도 일부 체육 단체에서는 복종과 통제에 의한 무한권력. 위계질서를 앞세운 강도 높은 규율로 그야말로 인간성을 말살하는 특이 집단으로 형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스포츠계의 그릇된 문화가 폭력의 밑바탕이 되므로 교육부나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스포츠 윤리위원회에서는 체육계 전반에 대한 시스템 점검으로 이에 따른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

다시 말해 엘리트 체육 위주로 성적 지상주의가 낳은 오점은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침묵과 묵인을 강요하여 더 큰 폭력을 낳는 악순환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생각과 침묵만으로는 폭력이 근절되지 않는다.

비판만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변화를 위해 오랫동안 방치해온 제도의 혁신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헌신과 실천을 동반한 포용과 배려(包容과 配慮)가 요구된다.

나아가 참된 인간성 회복(人間性 回復)을 위한 공동체 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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