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혁이 형이다
나는 동혁이 형이다
  • 한예진
  • 승인 2020.12.0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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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의 정상화는 요원한 것인가?

동혁이 형 : 동면하던 동물들이 땅 속에서 깨어나고 초목의 싹이 돋기 시작한다는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이 지나서인지 봄을 재촉하는 온화한 날씨가 반갑지도 않은 미세먼지를 동반하여 계절의 변화를 예고하는데 태권도계와 국기원은 변함없이 제자리걸음도 아닌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에 통탄스러운 마음으로 오늘 토론방에서는 “국기원의 정상화는 요원한 것인가?” 라는 주제로 시작해 보겠네.

김 사범 : 형님 ! 자연은 거짓 없이 가장 진실하지 않습니까? 씨앗은 뿌린 만큼 거두고, 때가 되면 계절은 어김없이 변하는데 어찌하여 태권도계는 도약하지 못하고 오히려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지 태권도인 모두 자아비판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오 사범 : 하 하 하! 행님 말삼이 맞는기라예. 지 생각에는 말입니더 자신을 모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더. “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 는 말과 과유불급(過猶不及 )이란 명언을 하루에 한 번씩만 생각해도 아마 태권도 판이 확 달라질 깁니더.

최 사범 : 맞아유 성님덜 말씀이 지당혀유. 태권도인 모두 태권도판에 대해 각성 혀야 할 때라 생각허는구만유.

아우 : 앗따 성님덜! 허긴 태권도판 뿐만 아니라 정치판도, 사법부도, 나라 전체가 엉망인데다 특히 전 대법원장과 고위 법관까지도 법을 농단하는 시국이니 태권도 판이야 오죽하당가요.

동혁이 형 : 아우들 말도 맞긴 한데 내 생각에는 말일세, 그래도 가장 순수하고 청렴하고 신성시 되어야 할 태권도판은 무인(武人)들의 단체이니 만큼 오염된 사회인들과는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네.

김 사범 : 그건 형님 말씀이 지당합니다. 우리나라는 자유 민주 국가로써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이 엄연하지만 일부 오염된 정치, 법조, 행정,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교육 인들과는 다르게 우리 태권도 인들은 정신수양으로 내공을 연마하는 무인(武人)들이잖습니까?

오 사범 : 기건 마 행님 말삼이 맞능기라예. 우리는 신체를 단련해가 건전하고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의지를 함양해 정의(正義)와 정도(正道)를 터득하고 몸소 실천하는 어느 누구보다도 강직해야 할 무인(武人)이라 말할 수 있었능기라예.

최 사범 : 그건 성님덜 말씀대로 예전에는 태권도 사범이 직업화 되지 않고 후학들을 육성하는 취미생활과 어수선한 사회혼란의 격동기에 신변을 보호하는 호신술로 수련하였기에 정도수련(正道修練)과 정의(正義)감이 중시 되었는디유.

아우 : 긍게로 성님 말씀은 순수했던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사회체육교육 사업으로 전환됨시러 직업화 되어 상술에 치중하는 생존권의 영향을 받아 무도정신이 변질되었다는 것이지라우.

동혁이 형 : 아우들 말이 모두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번 국기원 정관개정에 관한 민의를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에 난 참석을 못했는데 들리는바에 의하면 아사리 판이었다고 하던데 아우들도 알고 있는지 토론해 보세나.

김 사범 : 형님 저도 참석했습니다만 발제자, 사회자, 패널, 참석한 일선지도자 모두가 한마디로 개판이었습니다.

오 사범 : 행님 기게 공청회라예? 명색이 전 원장 출신이란 원로 인사는 정관개정에 관한 토론장인지, 자신의 한풀이 장인지, 국기원을 망가뜨리러 온 저격수 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는 공청회와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는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참 가엾고 측은 했능기라예.

최 사범 : 맞어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해가면서 이왕 참석했다면 원로답게 전직 원장답게 정관에 대해 일선지도자들의 의견을 끝까지 청취하고 혹시라도 놓친 부분이 있다면 독소조항을 개정하거나 누락된 조항을 제안하거나 부족한 조항에 대해 보완하도록 자문 역할을 하면 예우를 받았을 것인디유.

아우 : 앗따 성님덜 긍게 말이요, 해도 해도 너무 하더랑게요, 사회자가 중지해달라고 요청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더랑게요. 그리고 혼자서 한 20분여분 동안 논제와 관계없는 정부에 제출한 청원서 같은 내용으로 시간을 소모한 것은 감히 망발이라 생각할 정도랑게요.

동혁이 형 : 하, 하, 하, 그게 바로 노욕이 아닌가하네.

김 사범 : 전직 원장이란 원로뿐만 아니라 패널들이나, 자유발언을 한 지도자 들이나 토론 문화, 회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논제의 핵심을 벗어난 무익한 발언자가 많았다는 것은 태권도 인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오 사범 : 행님 지도 그리 느꼈다 아임이까? 국기원을 살리자는 것인지 망하자는 것인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의견제시보다 반대 아닌 반대를 하는 중진들의 모습이 더욱 실망스러웠능기라예.

최 사범 : 성님덜 지는요! 기존의 정관에 다소 보완 할 사항도 있지만 그 보다는 정관을 운영하는 집행부 임원들의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문제라고 지적한 일부 지각 있는 지도자들의 공론이 일리가 있는디유,

아우 : 맞당게요, 이번 공청회는 여느 때와 다르게 민의를 수렴하는 특별한 자리 인만큼 국기원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참여하여 정관개정에 임해야 하는데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당게요.

동혁이 형 : 자 아우들의 얘기를 듣다보니 정리할 시간이 다 됐네. 이번 공청회를 통해 우리 태권도 인들의 자화상을 확인한 계기를 거울삼아 토론문화가 진일보하기를 기대하며 이만 마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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