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태권도 수어 개발로 전무후무한 업적 세워
최초의 태권도 수어 개발로 전무후무한 업적 세워
  • 구남균 기자
  • 승인 2019.08.26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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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장애인을 위한 태권도 관련 수어 318개 연구해 논문 등재
정봉규 기술위원장이 WT 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봉규 기술위원장이 WT 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인들도, 청인들도 수어(수화)를 보며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깊게 연구했다”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2018년도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국내 최초로 태권도 수어를 개발해 석사학위를 받은 국제청각장애인올림픽위원회(ICSD) 기술위원장인 정봉규 씨가 큰 화제를 모았으며 태권도를 사랑하는 정씨의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씨는 어린 시절부터 선천적으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 2급이지만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시합을 보고 태권도 선수의 꿈을 키웠다. 청인(비장애인)과 농인(청각장애인)이 도복을 입었을 때 ‘태권도인’이라는 동등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운동에 매진한 그는 전문 체육선수 경력 등 국제대회에서 겨루기와 품새 부문을 각각 동메달, 금메달이라는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비장애인과 동등하기 위해 정 씨는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딜레마에 빠져 있던 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바로 대학원 교수님이었다. “교수님은 연구 당사자가 본인이고 태권도 선수 출신이며 태권도를 하는 농인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전문용어로 수어를 연구하는 것이 어떨지 조언해 주신 것에서 착안해 연구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어를 개발하는 것 또한 평탄치 못했다. 학업을 이수하며 홀로 개발하기엔 다양한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봉규 기술위원장이 등재한 ‘청각장애인을 위한 태권도 용어 관련 수어’
정봉규 기술위원장이 등재한 ‘청각장애인을 위한 태권도 용어 관련 수어’

그는 “개인적인 태권도 선수들에게 도움을 받고 수어는 ‘한국수어사전’에서 표준 수어를 참고하며 용어에 대한 어원은 국립국어원에 등재돼있는 어휘를 조사하며 연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 세계 언어가 다르듯 수어 또한 나라별로 다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위해 “해외의 농인들을 만났을 때 아무리 언어가 달라도 손으로 표현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태권도 같은 경우, 동작을 다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습득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통용시킬 수 있도록 열의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씨는 “지금 고인이 되신 김운용 선생님처럼 농인들을 위한 인물이 되고 싶다”라며 “기술위원장을 맡은 동안 농인 태권도가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농인들에게도 홍보가 되고 청인들은 수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소통이 어렵겠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청인들과 농인들이 함께 수어를 배워 서로 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는 태권도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감을 비쳤고 “농인 태권도 선수 500명 정도로 양성하는 것을 꿈꾸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관련기관으로부터 도움 없이 홀로 동분서주하며 태권도계의 큰 업적을 세운 가운데, 정봉규 씨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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