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인 칼럼] 유치원화 된 도장
[한규인 칼럼] 유치원화 된 도장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4.11.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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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규인 칼럼] 유치원 화 된 도장
외국에서는 성인들이 체력단련과 정신건강을 위해 태권도를 배우며, 어른들이 수련을 해보니 효과가 좋아서 어린 자녀들에게 권하는 남녀노소가 같이하는 태권도로 보급해가고 있는데 반해, 종주국인 한국의 태권도는 왜 이렇게 유치원처럼 되었느냐고 반문을 한다.
다같이 생각해 봅시다.
일선도장이 성인수련생은 없고 유치원생의 전용처럼 되었는지를...
거시적인 안목으로는 수련생 유년화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유년부 어린이들이 모여서 유희와 노래로 가득한 태권도장이나, 군인과 경찰이 의무적으로 태권도 수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국기태권도의 체면(?)이 서겠는가?
다같이 생각해 봅시다.
이 글은 필자가 30여 년 전대한태권도협회 홍보실장 시절, 1986년 태권도지 가을호에 아시안게임을 맞이하며 실었던 글이다.
 
86년도부터 태권도장 유치원화를 염려하며 성인태권도 활성화에 깊은 관심을 두고 독려했었다. 그러나 30여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국내 태권도계를 진단해 보면 아무런 변화없이 30년 전의 우려를 그대로 숙제로 가지고 있다.
 
사회구조가 핵가족화 되고 한 가정 한 자녀로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태권도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각 대학교에서 배출되는 사범급 지도자들은 연 2천여 명 이상이고, 태권도장은 체육시설업종으로 거리제한이나 협회에서 제도적으로 강제할 명분이 없어져 누구나 돈만 있으면 태권도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태권도장 간에 과잉경쟁은 수련생을 바쁜 부모대신 등하교 시키고, 심지어 과외학습 학원까지 데려다주는 웃지 못 할 일이 현실이 되었고, 입관비, 도복 무료 등 제살 깎아먹기의 추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성인태권도 활성화를 운운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는 있으나,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사범들의 속성이 유소년을 대상으로 장삿속 영업에 물들어있는 현실을 구조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공염불이 될 것은 뻔히 예견되는 일이다.
 
이는 일회성에 그치는 도장 사범교육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사범교육을 일반 성인을 위한 교육(내공, 기수련을 통한 건강증진법 등)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베이비붐세대(1954~1963년 사이에 출생한 현재 5~60대)들의 은퇴가 이미 시작 되었는데, 이에 맞추어 그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성인힐링태권도를 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최근 시작되면서 사회경제 변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선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1.1세로 2014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3%를 넘어서고 있다.
 
2030년에는 24%, 2050년에는 38%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일본 다음으로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기원, 대태협은 이러한 흐름을 인지해야 할 것이며, 무려 30여 년 전에 이런 흐름에 대한 문제와 그에 대한 준비를 외쳤던 이 이야기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이제는 태권도인 모두가 각성하여 새로운 각오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아시안게임기간에 수원 성균관대학교 체육관에서 실시한 태권도경기에 노랑머리, 파란눈 등 각양각색의 외국인 심판원들이 차렷, 경례, 준비, 일회전, 시작 등의 우리말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을 4천만 국민이 TV를 통해 지켜보며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졌다. 개막식 행사에서의 태권도 시범은 약진하는 한국을 일사 분란한 기상으로 펼쳐 보여 30억 아시아인들 모두가 감탄하였다고 매스컴들은 극찬을 하였다.
 
이는 무예 태권도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본보기이다.
이제 우리태권도는 스포츠로서 경기화 하여 세계 속에 확고히 자리를 잡았고,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약진을 하고 있다.
이 모두는 국내외 일선도장에서 땀 흘리며 태권도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범들이 근간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외국에서 태권도 보급을 하고 있는 사범들이 고국에 와서 태권도장을 두루 살펴본 후, 한결같이 수련생들의 유치원화에 염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객관적인 사회여건이 변하여서 성인들이 운동에 시간을 낼 수 없다고 그냥 넘겨버릴 수밖에 없는 일일까?
 
최근 10여 년간 급변하는 산업사회 속에서 다양화된 조기교육에 부모들의 관심이 고조되었고, 이에 부응하여 각종교육기관의 출현으로 이에 대처하여 도장을 운영하자니 유치원화 밖에 될 수 없었음일까?
 
우리나라 교육여건상 학교에서 정적(靜的), 도덕적(道德的)인 면과 운동기능적인 면을 고루 담당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올바른 태권도 교육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된다.
 
어떤 학교에서는 태권도를 교기로 설정하여 전교생에게 지도함으로써 교내외의 학생지도에 좋은 성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경기전적이 우수한 선수 10명 미만을 스카웃하여 특기생으로 입학시켜서 장학혜택 등을 부여하며 학교명예를 위함은 물론, 상급학교 진학의 가교역할을 하며, 이들을 경기인으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
 
이렇게 됨으로써 경기장에 시합을 하는 대부분이 학교에서 육성되는 선수들로 구성되며, 일선도장에서는 초등학생 이상을 보기가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고학력시대(?)에 돌입된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풍조속에서 성장기에 한껏 발랄하고 힘차게 자라야 할 청소년들이 자나깨나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학교교육 풍토속에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란 극히 어려운 상황이 일선도장 유치원화에 부채질을 하는 큰 변수가 됨으로써 어쩔 수 없이 보모사범들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면 일선도장의 수련생 성인화의 문제는 차치하고, 유년화된 현상황을 교육기관으로서 어떻게 적응하며 이끌어 나가야 하는가를 검토해 봐야 하겠다.
 
태권도 지도자 연수원에서는 사범지도자 교육과 2급경기지도자교육 등, 체육지도자로서의 자질향상을 위한 1회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교육은 일선도장에서 유치부 어린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지도하는데 필요한 교육보다는 일반체육지도자의 교육이므로, 아동들을 지도하는데 보다 구체적이고 정리된 지식을 갖추도록 현실성 있는 보수교육제도를 만들어 태권도 사범들이 현실화된 조기교육에 앞장서도록 하는 것도 검토되어야 하겠다.
 
국기원 통계로는 승단, 승품심사 인원이 증가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곧 태권도가 활성화되어 보급이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나나,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은 태권도에 비하면 시각적인 단체운동이다. 그러나 태권도는 개인운동으로 건강증진과 정신수양을 위한 도(道)의 차원과 승패를 가름하는 격투기로서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운동으로 연령에 구애됨 없이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신체의 무리가 없는 운동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운동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태권도장에서 운동은 어린이들만 하는 것이고, 태권도 경기는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대학의 재학생들과 일반부는 선수출신들 일부가 참여하는 것으로 고정되어 있는 상황이 문제이다.
 
혹여, 도장운영에 급급하여 성인부 활성화에 등한시 하지는 않았는지.
도장운영자인 사범(관장)이 도복을 입기를 기피하면서 다른 일반 성인들이 도복입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큰 모순이 아닌지.
 
태권도를 직업으로 생활하는 사범들이 솔선해서 도복을 입고 땀을 흘리는 작은 일에서부터 성인태권도 활성화의 표본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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