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품새경기, 이대로는 안된다
[사설] 품새경기, 이대로는 안된다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4.08.1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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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호 사설] 품새경기, 이대로는 안된다
 
 
 
품새경기는 태권도 품새 수련의 전반적인 기술을 높이고 품새 기술의 발전을 기함으로서 품새의 기술적 이상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기이다.
 
그러나 현재 품새경기장에서 보이고 있는 모습은 이러한 품새경기의 기본적인 사항을 무시하고 본질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품새 경기의 영향으로 각 태권도장의 품새수련이 품새의 기본을 무시한 채 소위 말하는 경기품새를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국기원에서 편찬한 태권도 교본에는, ‘품새’란 태권도 정신과 기술의 정수를 모아 심신수양과 공방의 원리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나타낸 행동양식으로 품 하나하나는 생존에 따른 실전적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되어있다.
 
이는 한마디로 태권도는 실전무술이며 품새는 공방의 수발이 자유롭도록 하는 동작들을 수련하기 편하도록 연무선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품새경기장에서 보이는 품새는 이러한 기본적인 의미조차 이해되지 않는 동작으로 채점이 이루어지고 있어 품새의 기형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소위 경기품새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으로 태권도의 주 공격방법의 하나인 발차기의 기형화이다.
 
태권도 품새는 가상의 적을 두고 그 가상의 적에게 타격을 입혀 자신을 방어하는 기술인데 경기장에서 나타나는 발차기는 이런 원리에서 완전하게 벗어나고 있다.
 
앞차기의 경우 공격목표는 낭심, 단전, 명치, 턱 등으로 되어 있는데 품새경기장에서 보여지고 있는 품새는 공격목표가 턱을 벗어나 머리위를 향하여 누가 높이 차는지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고 있다.
 
옆차기의 경우에도 목표는 공격목표가 정면일 경우 명치, 얼굴이며, 옆으로 서 있을 경우 옆구리나 얼굴이 되는데 이도 앞차기와 동일하게 머리 위를 겨냥하는 모양새가 되어 동작이 커지면서 오히려 실전에서는 방어에 허점을 드러내고 반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는 것으로 태권도의 기본에 어긋나는 기형화가 초래되고 있다.
 
이 결과로 품새선수의 대다수가 골반이나 고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한 품새지도자는 이런 발차기에 대해서 문제점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높이 찰수록 심판의 점수가 잘 나오기 때문에 선수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있고 품새심판은 아무래도 높이차는 것이 보기 좋기 때문에 점수가 잘 나오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이 말도 품새경기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세계연맹이나 대태협 경기규칙의 채점기준에는 품새의 정확성과 표현성을 들고 있으며 이는 다시 기본동작과 각 품새별 세부동작, 균형, 완급, 리듬 등의 조화에 기준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품새경기에서 각 품새가 가지고 있는 특성에 따라 정확한 동작과 표현, 균형과 조화로 채점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발차기를 하늘 높이 찬다고 해서 점수를 높게 주는 것 자체가 채점기준을 어기는 것이라는 말이 된다.
 
발차기의 각도와 발차기를 할 때 상체의 균형과 정확성 등으로도 얼마든지 채점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이 품새 경기의 도입취지에도 맞다.
 
품새경기가 도입되던 초창기에는 태권도 품새의 다양화를 위한 자유품새, 창작품새의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대부분의 품새대회에서 이 부분을 간과하고 채점하기 쉬운 규정품새만으로 대회를 치러 창작품새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품새경기에 피겨스케이팅처럼 규정품새와 자유품새를 각각 시연하게 하고 그 합산한 점수를 종합성적으로 환산하는 방법이 있다.
 
이와 같은 방안은, 자유품새 의 경우 발차기 몇 회, 점프 몇 회 등으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과제를 포함할수 있고, 태권도 품새가 풍성해지는 효과와 함께 태권도의 콘텐츠가 다양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품새심판문제도 개선해야 하는 점이 있다.
 
태권도가 다른 경기종목과 달리 무도에서 출발한 경기종목으로, 겨루기나 품새경기도 태권도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대한태권도협회 상임심판은 6단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고, 세계연맹은 4단 이상에게 심판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들이 돌아가면서 채점을 하고 있는데, 4단이나 6단이 장년부의 8단 품새인 천권, 한수까지 채점을 하는 것은 무도의 측면에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품새심판도 보유단에 따른 등급을 매겨서 고단자 품새는 격에 맞는 고단자 심판이 채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도의 측면에서 바른 길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수 있는 문제는, 대한태권도협회 품새경기규칙에서 초등부 지정품새가 태백 까지 되어 있고 중등부 지정품새는 평원까지로 규정되어 있는데 중등부의 경우 중학교 1학년 선수가 평원을 시연한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평원품새는 5단 심사 지정품새에 해당하는데 중학교 1학년이 이 품새를 경기를 위해 배운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말이며, 굳이 고단자의 품새로 선수들의 기량을 평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고 익숙하고 숙련된 품새로 경기를 치르는 것이 경기의 질을 높이는 방법의 하나이다.
 
세계연맹 경기규칙에는 청소년부(14~18세)의 지정 품새는 태백까지로 되어 있는데 대한태권도협회 경기규칙도 이를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위에서 지적한 사항들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품새 경기가 태권도 품새를 기형화 시키는 현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대한태권도협회는 물론 세계연맹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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