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기 역사칼럼] 변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무너질 수 있다
[윤태기 역사칼럼] 변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무너질 수 있다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4.07.3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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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호 윤태기 역사칼럼]


변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무너질 수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독일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H조 최하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한 상태에서 다시 4년을 준비해야 한다. 조별리그 탈락으로 브라질 월드컵은 끝이 났지만 축구는 계속된다. 새로운 시작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4년이 남았다.
 
러시아에선 브라질보다 훨씬 더 빠른 템포의 축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공격과 수비, 마찬가지다.
이런 자세를 안 가지면 세계 축구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습관이 돼야 한다. 독일의 성공 요인은 여기에 있었다.
 
필자는 1년 전 ‘독일 축구는 어떤 변화를 추구했나?’ 라는 칼럼을 통해 유럽 변방에 머물러 있던 독일 축구가 어떻게 유럽 축구의 중심부에 진입할 수 있었는가를 분석하고 영국과 스페인을 넘을것이라 예상 했었다.
 
축구의 문외한인 필자는 그 때 여러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내린 결론이었다. 이는 태권도의 변화를 독일 축구를 통해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살펴보았던 것이다. 불과 1년 만에 그 예상은 적중하여 축구의 종주국이라는 영국과 세계 축구의 제왕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스페인도 조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쓸쓸히 돌아서야 했다. 이러한 현상은 월드컵 축구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우리의 태권도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운동의 특성상 다른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우리도 태권도 수련문화를 포함하여 모든 면에서 변화가 없다면 태권도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은 ‘원팀 (One Team)’, ‘원 스피릿(One Spirit)’, ‘원 골(One Goal)’을 강조하였지만 선수 선발에서부터 스스로 그 원칙을 지키지 못하였다. 결정권자의 잘못된 판단은 팀 내의 보이지 않는 불만이 되고 서로 물과 기름과 같이 섞이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선수들의 팀 내 입지에도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결국, 급하게 하나로 묶었던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변변히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구자철이 16강 탈락 후 “함께 예선부터 어려움을 이겨내며 팀 문화 등을 더 알고 느끼는 시간이 길었다면 확실히 단단한 팀이 됐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말이다.
 
한국축구가 무너진 원인을 살펴보면 대표팀은 선수 구성에서부터 훈련장소, 그리고 컨디션 조절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대회 기간 중의 기후의 변화, 상대팀에 대한 전력 분석 등 총체적으로 무사 안일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것이 대회 탈락 후 모든 축구팬들의 공분을 사게 된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 예로 이번 월드컵 참가국 중 마이애미를 비롯해 미국 플로리다주에 전지 훈련지를 차렸던 팀 대부분은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한국을 비롯해 잉글랜드, 일본, 가나, 에콰도르, 온두라스 모두 비운의 팀이 됐다. 
 
선수 선발에서도 홍 감독은 대표팀 소집 때마다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선발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결정하는 순간, 스스로의 원칙을 깨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은 선발을 했다.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는 이미 확인이 됐다. 박주영의 경기력은 거의 빵점에 가깝다고 봐야 했다. 왼쪽 풀백 윤석영도 마찬가지였다. 지동원, 홍정호는 소속팀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컨디션을 100%로 만들지 못하고 대표팀에 왔다. 반면,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했던 손흥민, 구자철, 이근호 등은 달랐었다.
 
지난 4년간 축구 전술의 세계적 경향은 계속 바뀌어왔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짧은 패스 중심으로 특급 공격수 부재의 단점을 메우며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의 전성시대가 열렸고 클럽 축구에서도 FC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화려해 보였던 이 전술을 깬 것이 바로 빠른 역습에 기반을 둔 실리 축구다. 상대가 공간을 비우고 나올 때 정확하고 빠른 패스로 무너뜨리며 대량 득점하는 경우를 알제리가 한국을 상대로 보여줬다. 또, 독일과 네덜란드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대표팀의 모 선수의 말처럼 “리더의 부재보다 절박함, 간절함, 책임감, 그리고 그 모든 걸 아우르는 투혼이 실종된 게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선 우리보다 만만한 팀은 한 팀도 없다”, “알제리 선수들에 대한 자료가 러시아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었다. 더욱이 경기 당일, 알제리의 베스트 11이 이전 경기 때보다 무려 5명이 바뀌어져 있었다. (…중략…) 우리 선수들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사납게 밀어붙였다” 말과 달리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은 브라질로 향했던 우리 대표팀은 물론 축구협회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독일축구의 성공 요인은 유로 2004에서 2무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후 독일축구협회는 분석에 돌입했고 변화를 시작했다. 유로 2004가 끝난 뒤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개혁을 단행했다. 많은 비판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혼혈 선수까지도 중용하며 유망주들을 대거 발탁했다. 클린스만의 뒤를 이은 요아힘 뢰브 감독은 뻣뻣하고 파워를 앞세운 독일 축구에 기술과 패스라는 새로운 DNA를 접목시켰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후의 승자로 우뚝 선 ‘전차 군단’ 독일 선수들은 꿈을 이룬 것에 기뻐하며 ‘개인이 아닌 팀의 승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골든 글러브’ 상을 차지한 노이어는 “팀으로서의 성공을 맛봤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아르헨티나는 메시만의 원맨팀이었다. 독일의 변화 이면에는 실패 후 10년간 기초를 튼실히 한 유소년 축구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독일의 성공을 지켜보며 태권도의 앞날을 헤아려 보게 된다. 월드컵 축구가 태권도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바로 멈추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상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아무리 강팀이라 해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을 이번 월드컵이 증명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태권도는 어떠한 변화를 추구해야 할까? 그 답은 이미 1년 전, 본지에 필자의 글에서 밝혔었다. 문제는 1년이 지났음에도 태권도 관계자 그 누구도 관심이 없다는데 있다.
 
다시 한번 태권도의 백년대계를 위해 한국축구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태권도의 변화 추구를 기대해 본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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