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기 역사칼럼] 허 준의『동의보감(東醫寶鑑)』에 나타난 몸
[윤태기 역사칼럼] 허 준의『동의보감(東醫寶鑑)』에 나타난 몸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3.11.01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 준의『동의보감(東醫寶鑑)』에 나타난 몸
▲ 국학박사 / 단태권도연구소 부소장 / 본지 논설위원
 
 
 
 
       
 
    
 
 건강한 몸은 예나 지금이나 인류가 존재하는 한 체육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국학(國學) 바람이 불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우리 민족 고유의 학문 분야들이 널리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양생법(養生法)으로서의 기공요법(氣功療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기공은 호흡을 통한 몸의 움직임으로 건강한 신체를 가꾸고자 하는 체육학의 한 분야라 할 수 있다.
 
허준(1546-1615)의 『동의보감』이 발간되던 16, 17세기는 성리학의 영향으로 체육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 상황에서도 몸의 움직임을 통한 건법은 체육의 본질로 작용하였다.
 
『동의보감』은 1610년 완성되어 완성본을 광해군에게 올렸으며, 광해군의 명에 의해 1613년 발간되었다. 2013년은 『동의보감』발간 400주년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은 서와 목록 2권, 내경편 4권, 외형편 4권, 잡병편 11권, 탕액편 3권, 침구편 1권 등 총 5편 25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내경편과 외형편 그리고 잡병편에 기공을 통한 몸의 움직임을 실용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동의보감』은 대부분 기존 의서를 인용하여 재정립하였음에도 오늘날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것은 우리 몸을 이루는 물질을 정·기·신(精·氣·神)이라는 구성으로 보았기에 그 독자성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정·기·신이란 무엇인가.
 
‘정(精)’이란 우리 몸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을 말한다. 정에는 선천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생식의 정)과 후천적으로 음식(地氣)과 호흡(天氣)으로 보충해가는 정(생장의 정)이 있다. 그러므로 생명은 정에서부터 시작되어 자라나기 시작된다.
 
‘기(氣)’는 정의 역할에 따라 나뉘어 작용함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다. 기는 정이라고 하는 큰 호수에서 여러 갈래로 물길이 흐르는 것과 같이 몸의 각 기관에 작용하여 기가 생긴다.
   
’신(神)‘은 기의 작용을 통해 드러나는 모든 생명력의 표현이다. 정신작용은 신의 가장 중요한 표현이다. 정신만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기운(氣運)이라든지 움직임이나 말을 통해 드러나서 알게 되는 몸의 상태를 모두 포함한다.
 
정은 몸의 근본이다. 생명을 있게 한 것도 정이고 생명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도 정이다. 이러한 정이 각 부분으로 나뉘어 작용해서 나타나는 것이 기이며 기가 작용해서 나타나는 것이 신이므로 신이 주인이 된다.
  
몸은 정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에서 나온 기에 의해 드러나는 신이 머무르는 곳이므로 몸은 신의 집이 된다. 즉 정에서 기가 나오고 기에서 신이 나오고 이 모든 것이 머무는 곳이 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정·기·신을 잘 기르는 것이 바로 양생이며 정·기·신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못한 것이 병이며이를 다스리는 것이 치료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가 났으니 사람의 머리가 둥글고 발이 모난 것으로써 상응한다.
  
하늘에는 해와 달이 있으니 사람에게는 두 눈이 있고, 땅에는 구주(九州)가 있으니 사람에게도 구규(九竅)가 있다.
하늘에는 풍우(風雨)가 있으니 사람에게도 희로(喜怒)가 있다.
하늘에는 뇌전(雷電)이 있으니 사람에게도 음성(音聲)이 있다.
하늘에는 사시(四時)가 있으니 사람에게도 사지(四肢)가 있다.
하늘에는 오음(五音)이 있으니 사람에게도 오장(五臟)이 있다.
하늘에는 육률(六律)이 있으니 사람에게도 육부(六腑)가 있다.
하늘에는 동하(冬夏)가 있으니 사람에게도 한열(寒熱)이 있다.
  
따라서 사람의 건강한 몸을 갖기 위해서는 천지(天地)의 변화(變化)에 잘 적응하여야 한다. 천지의 기가 모이면 생명을 담은 형체를 이루고, 이 기가 흩어져 형체가 없어지면 생명도 사라진다.” 고 밝히고 있다.
 
이와같이『동의보감』에서는 사람의 몸은 자연을 닮아 천지의 기운에 맞추어 몸의 움직임으로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공에 관한 연구는 체육학의 연구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한의학에서 더 관심 있는 분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체육의 목적이 바람직한 몸 움직임의 반복을 통해 인격적 성숙과 건강한 몸을 찾고자 하는데 있다면, 『동의보감』에서 나타난 양생법은
 
첫째, 체육학으로 몸에 관한 새로운 지평 설정해야 한다. 몸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통하여 기공을 체육의 한 부분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 몸 철학의 정체성 구현에 매진해야 한다. 기공이라는 움직임을 통해 만들어지는 몸은 움직이는 체화라는 적극적 실천을 통해 건강이 구현되는 구체적인 몸이기 때문이다.
 
셋째, 수련의 생활화를 통해 수행적 삶을 살아야 한다. 몸의 건강은 수행을 통할 때만이 정이 만들어지고 가꾸어 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공을 통하여 양생으로 자기관리를 구현해야 한다.
 
즉,『동의보감』에 나타난 기공은 후세인 우리 체육인들이 몸 건강 측면에서 발전시켜야 하며 특히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권도와 접목하여 태권도 기공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태권도를 통한 기공이 무예와 동의학으로 몸 소통을 이루어 자연치유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지지부진하던 태권도 성인층의 활성화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성인 태권도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는 의학에 들어간 본래의 무학(武學)을 되찾아 태권도 수련 과정으로 삼을 때, 태권도의 무예기공이 더욱 정교해지고 풍부한 학문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태권도가 무예기공과 선가학문 그리고 의학의 관계에서 국민들의 보건과 건강 그리고 생명의 학문으로 본질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는 국기 태권도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후손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태권도의 변화는 하루빨리 이루어야 할 우리의 과업이라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