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교본 - 태권도 품새란 무엇인가?(6)
이규형교본 - 태권도 품새란 무엇인가?(6)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0.12.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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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태권도 품새론
1. 품새의 철학
2. 품새의 기초 이론

 

품새에 관련된 궁극의 근본 원리를 추구하는 철학으로는 다음의 4가지를 들 수 있다.

1) 방어 사상(防禦 思想)

방어(defense)란 적의 공격에 대해서, 가용(可用)의 모든 수단과 방법을 이용하여 방해·저지·격퇴 또는 격멸하는 전투수단으로, 적의 능력에 의해서 방어를 강요당하는 경우와 대단위 작전의 일부로서 선택적으로 방어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으며, 품새의 수련 목적은 상대의 공격에 대응해서 자신을 지킨다는 방어적 의미를 두고 있다. 각 품새에서 처음 동작은 막기 동작으로 정해져 있으며, 막기로 시작하여 공격으로 끝남을 알 수 있다.

2) 한국사상성(韓國思想成)

태권도의 품새는 한국(동양) 사상을 담고 있다. 태극, 팔괘, 고려 등, 품새의 명칭이나 팔괘의 품새 선구성, 그리고 어떤 동작에 따라 자연물을 상징하는 철학적 상징성 등에서 연관성을 갖는다.

3) 반복 수련관(反復 修練關)

품새는 기본동작을 토대로 해서 혼자서도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격투훈련 체계이다. 무수한 반복연습을 통해 자동화된 신체 반응체계를 습득함으로써 격투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초지일관(初志一貫)적 수련관을 중시한다.

4) 움직임 명상 철학

품새는 ‘동(動)적인 명상(meditation)’이기도 하다. 의식을 집중하여 동작과 호흡을 일치시킴으로서 심신일체(心身一體)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신념을 추구한다. 동적인 명상은 내면의 기(氣)를 축척케 하고, 편안한 심리상태를 유지함으로서 기품 있는 행동철학을 습득할 수 있다. 이규형 외(2009)

1) 품새의 정의

공인 품새란 규정된 형식(틀, 型)에 맞추어 인체의 제반 활동력을 주축으로 막기와 공격에 사용되는 인체의 각 부분을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그 기능과 능력을 합리적으로 이용한다. 또한 품새는 진행 선을 따라 전·후·좌·우로 이동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막고 오히려 방어가 공격으로 전환되어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의 정수를 모아 놓은 것이며, ‘품새’는 공방의 원리를 응용하여 직접 또는 간접으로 나타낸 행동양식으로, 정신과 기술을 체계적으로 수련할 수 있도록 형식화 시킨 기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기원, 2005).

(1) 태권도 품새는 누가, 언제 만들었나?

국군에서 1966년 창헌류(창헌은 최홍희의 호) 품새 24개형(形)을 만들어 수련하다가 민간에 전파되기가 어렵다고 판단, 대한태권도협회에서 1965년부터 1967년까지 고심하여 1967년 8월 대한체육회에서 발표회를 가진 뒤, 1967년 11월 30일자로 팔괘 1장∼8장과 9개의 유단자 품새를 제정, 완료하였다.

현재 유급자의 품새인 태극 품새는 1972년 태권도가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들어가게 되자, 대한태권도협회에서 1974년에 태극 1장∼8장까지 교과서 편수자료로 내놓았다. 대한태권도협회에서 발행한 태권도 교본에 품새가 포함되는데, 처음 발행이 1975년 4월 25일로 기록되어 있다 (최점현, 2008).

(2) 품새라는 말의 유래

품새라는 용어는 ‘품’과 ‘새’의 합성어로서, 순수한 우리말이다. 품은 불완전 명사로, 동사 밑에 붙어서 그 동작이나 모양, 됨됨이 등을 나타내는 말이며, 새는 모양새, 맵시, 꼴 등을 의미한다. 품새라는 용어는 1987년 2월 26일 국기원 기술 심의위원회에서 개정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형(型 또는 形), 품세(品勢)라 일컬었다.

모든 무술은 연습을 필요로 한다. 동일한 기술 또는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일은 그 무술의 기술 또는 동작을 몸에 익히고 나아가 보다 나은 무술인으로 거듭나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를 ‘무술 숙달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동일한 동작을 되풀이하는 연습을 통해 개인이 가진 기술적인 역량이 한차원 높게 고양된다. 이와 같은 기술의 향상은 독일의 관념론 철학자 헤겔이 말한 ‘양의 질화 법칙(Umschlagstheorie)’에 비유할 수 있다. 헤겔은 양적 증가는 어느 순간에 질적인 변환을 가져온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예를 들면, 불에 열을 가하면 양적인 측면에서 물의 온도가 점차 높아지지만, 섭씨 100도에 도달하는 순간에 물은 질적인 변환을 일으켜 수증기로 변화하여 기화하게 된다. 즉 양적 증가가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무술의 수련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수련 시 개인의 반복되는 양적 연습이 결국에는 기술의 질적 향상으로 발전해 간다. 그러나 무작정 연습량을 늘인다고 숙달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바른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일이다. 잘못된 동작, 바르지 못한 동작의 반복은 오히려 기술의 질적 향상에 방해만 될 뿐이다.

품새란 바른 동작들로 구성된 일련의 수련 체계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기예(技藝)의 수련은 품새를 배우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품새의 반복 연습을 통해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면 나중에는 품새를 떠나 자유자재로 기술을 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경지를 공자는 “배움을 떠나도 배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말로 표현한 바 있다. 품새의 연습이란 반드시 무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모든 기예(技藝)에는 품새와 유사한 전형(典刑)이 있다. 꽃꽂이, 다도, 서도, 무용 등과 같이 사람의 몸 기술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기예는 나름대로의 전형을 갖고 있다. 여기서 전형(型, 形, 무도에서는 法形)이란 기법(技法)의 규범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법의 규범을 예(禮)라고도 한다. 예(禮)란 한마디로 몸을 통해 문화가치를 표출하는 행위(技)인것이다. 예(禮)란 춤추거나, 연기하거나, 이야기하거나,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냄새를 맡거나, 맛보는 것과 같이 몸의 전체 또는 일부를 사용하여 문화 가치를 창출 또는 재창출하는 행위이다. 전형(典刑)이란 이와 같은 예(禮)의 문화가치를 인식하고 그것을 보존하며, 재현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련의 동작이다. 바꾸어 말해 추상적으로 인식된 문화가치를 육체를 통해 표현하여 보존하는 것이 형이다. 따라서 품새를 정확히 되풀이해서 반복 연습할 때 예禮(技)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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