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명 칼럼 - 국기원의 미래상(未來像)!
이경명 칼럼 - 국기원의 미래상(未來像)!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0.04.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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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은 강남 역삼동 공원에 위치하며 1972년 11월 30일 준공됐다.

태권도 중앙도장으로 출범한 명칭이 그 다음해인 1973년 2월 6일 국기원으로 명명되었다. 태권도 통합관 형식으로 이상을 펴고자 국내 태권도인의 의지와 결의가 집약된 대한태권도협회(KTA)의 중앙도장으로 건립된 것이다.

태권도 CEO였던 김운용(전 대한태권도협회장)은 분명 태권도의 미래를 내다보며 그 꿈을 태권도의 세계화에 초점을 맞췄다. 태권도 발상지의 기술 ‧ 정신을 한데모아 세계에서의 중심 역할을 하고자 세계태권도연맹(WTF)을 창설, 세계대회를 통해 국제경기연맹(IF)으로서의 전통과 올림픽 종목으로 발전시킨 대역사적 위업 등은 태권도인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갖게 했다.

“국기원은 세계 스포츠사에 찬연히 빛나는 태권도 메카로 남을 것이며, 그러기 위한 부단한 자기쇄신과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세계 모든 태권도인들의 정신과 마음의 영원한 고향으로 길이 간직될 것이다”(국기원 25년사, 1997).

1997년 즉 13년 전의 그 꿈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는 것일까? 그나마 우리가, 그리고 전 세계 태권도인이 국기원의 역할을 다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태권도공원’(2012 준공)의 드림이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공원에 WTF의 공인 교육기관인 WTA(세계태권도아카데미)가 설립된다. WTA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IOA(국제올림픽아카데미)가 존재하듯 WTF의 공인교육기관이라는 위상이다.

국기원은 그동안 지도자 교육을 통해 태권도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했다. 하지만 국기원의 품 ‧ 단 사정 업무는 합리적인 행정과 권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세계인의 시각이다. 다행히 이러한 즈음에 국기원의 자발적 법정법인화 결의는 올바른 판단이었다는 평가다.

우리는, 즉 전 세계 태권도인들은 태권도공원을 중심으로 태권도발상지의 보금자리를 앞두고 태권도진흥재단(TPF)이 펼치고 있는 대장정에 WTF, KKW(국기원), TPF 등 세 기관의 단합된 중지(衆智)를 기대한다.

특히 국내교육 및 전 세계 태권도인의 품 ‧ 단 사정 업무를 총괄하는 국기원은 국기원 정관에 명시된 목적과 사업의 성취도에 대한 자체적 평가를 통해 재도약의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태권도공원에서의 국기원의 역할은 막중하다.

국기원의 미래상이란 무엇일까, 그 자화상의 비전을 펼쳐 보는 것은 작금의 사태를 주목하며,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자.

38년 국기원의 전통을 되살리는 길은 무도 태권도 가치창출을 위한 기술 ‧ 정신을 정립하고 세계인이 갈구하는 태권도 철학 등 제반 학문적 비전 제시가 일차적 과제일 것이고, 그 다음은 무도 태권도의 정착을 위한 교육 사업이다. 현 국기원 교본(2006)은 최초의 국기 태권도교본(1987)의 그것과 차이를 찾아볼 수 없고, 특히 무도 태권도의 보편적 가치 규명이 미흡하다. ‘국기’라는 표현을 교본 명칭에서 삭제한 것 뿐이다.

태권도교본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세계와 태권도> 제하(題下) “태권도 정신의 근원적 사상” “태권도 정신의 철학적 배경” 이라는 두 가지 주제의 결론에 따르면, “따라서 우리는 태권도의 내면의 정신세계에 흐르고 있는 홍익인간, 평화정신, 정의를 수호하는 결백정신 및 투철한 책임감 등을 하얀 도복 안에 품고 한민족의 숭고한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서 태권도 정신을 확립 ‧ 실천함으로써 이를 생활화하고 나아가 조국발전에 정신적 지주로 승화시켜 조국번영의 선봉이 되는 긍지 높은 태권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2005:60).

그 같은 논리로는 태권도는 인류평화와 화합에 기여할 수 없고, 또한 세계 태권도인이 이해할 수 없는 보편성이 결여된 ‘한국’이라는 국지성(局地性)에 불과하다.

이는 태권도 ‘가치’ 제고와 관련된다. ‘가치’라는 범주는 존재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대상(태권도인)에 대해서 인간(국기원)이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어떤 행위의 선택과정을 서술하는 데 전제된 ‘평가’와 관계된다. 이런 관점에서 국기원의 역할과 기능은 태권도 가치 규명 및 교육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2012년 태권도공원 개원과 함께 국기원의 역할과 기능은 어떠해야 하는가는 국기원의 미래상이다. 한국이 태권도의 발상지로서 국기원의 중심역할 수행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현 국기원의 건물은 그대로 존속하되 승단 사정 업무만을 전담하고, 1972년 중앙도장 건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성인, 가족과 외국인이 참여, 심신을 연마하는 무도원으로서 성인태권도 붐을 진작시키고, 나아가 시범 공연예술 ‧ 체험의 장 등 역할수행을 하고 다른 하나는, 국기원 주요 기능(연구, 교육연수)은 태권도공원에 이전(TPF 태권도 진흥 기본계획), WTA의 태권도 교육 ‧ 문화의 가치를 전담하는 것이다.

국기원의 미래상이란 태권‘도’의 바른 길을 가르쳐 수련자를 깨우쳐주는 곳이다. 국기원의 정체성이란 태권도 가치(기술, 정신 및 철학)의 객관성 ‧ 보편성 그리고 독창성을 갖춘 이론 존재로서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바라는 국기원의 격(格)을 말함이다.-본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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