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인 코너 - 지도자(指導者)와 보스(Boss)
한규인 코너 - 지도자(指導者)와 보스(Boss)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0.03.06 2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규인
-전 대한태권도협회 홍보실장
-전 계간태권도 편집인
-현 태권도지 편집위원
 


태권도계에는 제도권의 수장과 임원 외에 사범(師範)과 코치(Coach) 등 지도자(指導者)라고 불리우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최근 우리 사회 특히 정치권과 태권도계에는 바람직한 지도자는 없고 보스만 존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느때보다도 세계 경제의 내일이 혼미하고 불확실한 시기에는 지도자와 보스의 갈림길에서 선택이 중요하다. 대중 또한 지도자(指導者)와 보스(두목)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정상의 자리에 있으면 때로는 자신이 소속된 조직의 향배가 안개속에 묻혀 좌충우돌(左衝右突)할 때가 있다. 그러나 말없는 대중은 그것을 훤히 내다보며 답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진정한 지도자에게는 이해를 초월한 대중이 모이고 따르지만 두목(Boss)에게는 가슴에 사(私)를 숨긴 이해집단이 모이고 따르는 법이다.

최근의 태권도계는 마치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에 치우치면서도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는 화려한 말장난에 열중하는 것처럼 자신의 자리보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이 태권도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듯 여론을 호도하는 후안무치한 행위들이 횡행하고 있어 심히 걱정스럽다.

지도자와 보스의 차이를 생각해 보았다.

지도자는 아는 길도 물어보며 가지만 보스는 모르는 길도 묻지 않는다.

지도자는 늘 ‘우리’라고 말하고 보스는 항상 ‘나’라고 말한다.

지도자는 “가자”라고 말하고 보스는 “가라”라고 명령한다.

지도자는 ‘권위’를 등 뒤에 감추고 다니지만 보스는 ‘권위’를 앞세우며 다닌다.

지도자는 사람들과 함께 걷고 항상 등 뒤를 돌아보며 행여 사람들과 떨어져 있지 않은가를 살펴보지만 보스는 사람들과 떨어져 걷고 이따금 주위를 살피며 행여 사람들이 따로 놀고 있지 않나 경계하거나 혹 자기를 건너뛰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을 한다.

지도자는 사람들의 뒤에 서서 사람들이 어디로 가고 어느 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지를 알고자 노력한다. 그래야 사람들을 제대로 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보스는 사람들 앞에 서기를 좋아하며 사람들이 자신보다 앞서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자신 중심으로 걸어간다.

지도자와 보스는 언뜻보면 동일한 말처럼 느껴지지만 이처럼 큰 차이가 있다.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등으로 상명하달(上命下達)에 익숙하고 하의상달(下意上達)의 소통훈련에 미숙한 태권도 사회에서는 바람직한 지도자상과 보스상이 혼재되어 있는 것 같다.

공자님의 말씀 중 덕(德)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다는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 태권도계에서는 권불고필유린(權不孤必有隣)으로 둔갑해 버렸다. 이러한 상태로 40여년이상 흐르다보니 힘있는 곳을 향하여 줄서기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되었고, 감언이설(甘言利說)과 감탄고토(甘呑苦吐)가 비일비재하여 지도자는 없고 보스만 존재하는 세상이 되었나보다.

그러나 권력이 있는 곳에 기웃거리지 않고 태권도장을 지키는 대중의 사범님들은 이러한 아첨꾼들의 점입가경(漸入佳境) 행태를 보며 혀를 차고 진정한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하고 있다.

대중은 지금 바라고 있다. 각계각처에서 지도자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겸손한 자세로 사람들의 조용한 외침에 귀를 기울이며 어느 누구앞에서라도 당당하게 진정한 공(公)을 앞세워 정진하기를......

스스로를 돌아보자!

나는 지도자인가? 보스인가?

가슴을 열고,

가슴으로 말하고,

가슴으로 듣고,

가슴으로 행동하며

덕을 쌓는 참된 지도자가 그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