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가득한 국기원, 담배연기 자욱한 『성지』태권도원
담배꽁초 가득한 국기원, 담배연기 자욱한 『성지』태권도원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4.05.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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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을 입은 채로 흡연하는 모습은 태권도가 표방하는 ‘도’와 ‘예’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며,
태권도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 먹는 지름길이다"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은 태권도인들의 성지로 인식하고 있는 외국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근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점심시간 전후에는 인근의 직장인들의 휴식공간으로, 아침저녁으로는 일반시민들의 산책 및 운동공간으로, 태권도의 성지로 인식한 외국관광객들의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기원은 구조가 개방형으로 되어있어 도복을 입은 사범들의 수련현장을 누구나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국기원을 방문하는 국내·외 태권도인들은 물론, 외국에서 찾아온 태권도수련생이나 관광객들이 태권도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국기원이 국기원을 찾는 시민들이나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태권도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어 국기원이나 태권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태권도사범들의 흡연문제이다.
 
국기원 2기 출범당시 태권도인 대부분의 기대와 달리 파행을 거듭하고 이사들의 이합집산과 야합으로 국기원이 몇몇 인사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모습을 보일 때 이를 바로잡고자 필자가 국기원에서 ‘근조 국기원’이란 목관을 만들며 단식농성을 할 때의 일이다.
 
점심시간이나 아침·저녁, 혹은 낮 시간대에 공원을 이용하던 시민들의 반응은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듣기에 낯 뜨거울 정도의 거북한 반응들이 많았다.
‘태권도’를 대표하는 국기원에서 ‘道’를 가르친다는 사범들이 도복을 입고 담배를 여기저기서 피워대며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모습, 심사를 보려고 어린 수련생들을 데리고 온 사범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리는 모습에서 소위 ‘인성을 지도한다’는 태권도 사범들에 대한 실망과 함께 태권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조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강남대로는 2012년 금연구역으로 설정되었고, 강력한 규제로 금연거리의 흡연자를 90%까지 줄이는 성과를 자랑하는데, 대한민국 현대 문화의 중심지인 강남에서도 손꼽히는 한국문화의 아이콘 국기원은 태권도정신을 전수하는 사범들의 담배연기와 담뱃재로 얼룩져 있는 현실이다.
 
태권도의 ‘정신(精神)’과 ‘禮와 道’를 강조하는 사범들이 도복을 입고 담배를 피워 연기가 자욱한 세계태권도 본부, 담배공초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국기원, 심사나 행사가 있을 때 차량의 흐름은 무시하고 자신만 편하면 된다는 식의 무질서하게 주차되어 있는 모습이 국기원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현주소이다.
 
그렇다면, 세계태권도인의 ‘성지(聖地)’라 불리며 화려하게 개원한 태권도원은 어떨까?
 
정식 개원한 태권도원의 첫 교육의 현장에 태권도인으로서 부푼 기대를 안고 방문했었다.
수려한 풍광에 아름다운 태권도원, 그곳에서 첫 교육을 받는 사범들이 도복을 입은 채 어떤 시선도 의식하지 않으며 담배를 피워대고 꽁초를 버리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나니 참담한 심경을 숨길 수 없었다.
 
세계태권도인의 성지를 표방하며, 좋은 프로그램과 대한민국의 수려한 자연경관,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의 조화을 이루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든 조경과 아름다운 건물들로 이루어진 태권도원이 꽁초와 담배연기로 쌓인 모습을 생각해보라.
 
적어도 ‘聖地’라는 표식이 붙을 때는 그 곳을 떠올리거나 그 곳을 갈 때에 마음을 경건하게 하고 옷차림을 정돈하며 스스로를 낮추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태권도원은 국기원과 사이즈만 달랐지 오히려 국기원이 수용하지 못했던 대규모의 흡연군단이 좋은 공기를 마시며 대자연에서 마음껏 담배연기를 뿜어대는 곳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국내·외 국립공원이나 관광지에 들어갈 때 개인 화기 소지를 금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곳은 소지품 검사까지 할 정도로 흡연을 매우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는 화재위험 뿐만이 아니라 주변 관광객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성지’라는 태권도원이, 천혜의 자연에 자리 잡은 그곳에서, 안일한 금연정책은 고사하고 흡연이 당연시 되고 있다니 이는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일이며, 태권도원을 운영하는 직원들의 태권도원을 생각하는 인식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흡연문제는 개인의 취향이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피교육생은 언제나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평소와 다른 생체리듬으로 인해 흡연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일어나게 되며 흡연자의 끽연권을 주장하면서 항변을 할 수는 있다고 본다. 이들의 주장에도 일견 일리는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부터 태권도 수련생, 태권도를 모르는 일반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방문하는 태권도원에, ‘태권도’라는 무술 이상의 정신과 문화, 전통을 전수한다는 사범님들이 도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고, 담배 냄새를 풍긴다는 것은 단순히 개인 취향의 문제 그 이상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굳이 담배를 피워야 한다면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그 공간에서만 흡연을 하게 되면 담배로 인한 공해와 담배꽁초로 인한 오염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조금만 생각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태권도원이 화려하게 출범하며 ‘체·인·지’의 슬로건을 내세울 때 흡연 문제는 고려되지 않았고, 이는 분명 많은 문제점을 가져 올 것이다.
 
세계적으로 금연정책은 확산되는 추세이고 흡연자의 권리 보다는 피흡연자들의 간접흡연에 의한 피해를 더 중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는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260조 원에 이르는 배상액을 받아내었으며, 금연정책의 일환으로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을 삽입하는 등 적극적인 금연정책 도입으로 실제 흡연율 하락의 효과도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에서 2012년부터 흡연 폐해 그림을 의무적으로 담뱃갑에 넣어 위험을 시각적으로 경고하도록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비록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아직 국회에 제출조차 못했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 역시 담배에 있어 개인적 기호라는 개념은 이제 사회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민감한 주제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국민들의 정서와 문화 인식은 서서히 금연의 추세로 가면서 일반인들도 비흡연자들을 위해 자리를 피해 흡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주요 기관, 공공장소에서 담배는 이제 모습을 감추는 것이 기본적인 규칙이자 예의이며, 심지어 카페에서도 흡연은 법적 제재가 들어갈 정도로 금연은 개념이 되었다.
 
하물며 세계태권도인들의 성지임을 내세우는 태권도원에서야 오죽할까?
 
이런 사회적 분위기 덕분인지 몰라도 교육받는 사범들의 도복을 입고 대놓고 흡연하던 모습은 조금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각종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연기는 뭉게뭉게 피어나는 모습은 여전하다. 그나마도 나이가 있고, 직책이 있으신 분들은 (스스로 그렇다 생각하는 일부 관장님이나 후배들 앞의 선배사범 등) 여전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당당하게 흡연하는 것을 자신의 권위라고 인식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연 이 모습이 태권도의 본부 국기원의 바람직한 모습이며, 태권도 ‘聖地’ 태권도원의 최선일까.
 
흡연하는 사람들 모두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적어도 성지라면, 적어도 세계 태권도의 본부라면, 백번 양보해서 그저 일반시민들이 애용하는 공원이라면, ‘태권도’라는 표식을 붙이고 있는 그때만큼은 달라야 한다.
 
자신의 동네에서, 집에서, 흡연공간에서 담배피우는 것까지 어찌 뭐라 하수 있겠냐마는 다만, 국기원이나 태권도원에서 만큼은 태권도인들이 먼저 예와 도를 갖추고 스스로 화기와 담배는 내려놓을 수 있는 정도의 정신은 당연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정도의 인내와 배려도 힘들다면,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으로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태권도의 정신과 가치가 과장되지는 않았는지 재고해야 할 부분이다.
 
국기원과 태권도원의 전 직원들과 그 곳을 찾는 태권도인은 물론, 일반 방문객도 공공장소에서 당연시되는 금연을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되며, 거기에 제도적 장치까지 있다면 누구나 얼굴 붉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삼가지지 않을까 한다.
 
‘태권도’의 세계화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는 길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작은 것에서부터 태권도인들 스스로가 경각심을 갖고, 말로만 ‘도(道)를’ 가르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실천한다면 그렇게 외치던 ‘위대한 체·인·지’, 그리고 세계태권도인의 ‘성지’는 가능한 현실이 될 것이다.
 
국기원 원장과 태권도원 이사장은 흡연의 문제를 이제는 개인의 차원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태권도를 대표하는 태권도문화 중심지의 수장으로서 제도적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지도자로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임을 인식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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