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코로나 경제’, 위기 파고 넘을까
무더위 속 ‘코로나 경제’, 위기 파고 넘을까
  • 왕명주 기자
  • 승인 2021.07.29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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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이상 징후

[위클리서울=왕명주 기자]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상황은 서민들의 삶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다. 자영업자들과 취약계층 사이에선 이미 경보음이 울린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시장도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하는 등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일본식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코로나발 경제위기’ 상황을 점검해 봤다.

 

ⓒ위클리서울/ 그래픽=이주리 기자

코로나발 경제위기가 시작되는 것일까.

특히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저소득 저신용자들에게 있어 코로나상황의 악화는 두터움 그림자일 수 밖에 없다.

최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미소금융’의 연체율이 오르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다른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지만 이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부담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유예정책까지 시행됐지만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서민들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취약계층이 느끼는 부채부담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얘기다. 이미 미소금융에 손을 내민 이들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취약층을 고리로 한 부실이 눈앞에 닥쳤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두현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체 미소금융 상품의 연체율은 4.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4.4%에서 수개월 만에 0.5% 증가한 셈이다.

2016년부터 4.5% 정도로 관리돼 온 미소금융 평균 연체율은 올해 들어 급등하며 5% 선을 넘기 일보 직전이다.

 

흔들리는 ‘미소금융’

미소금융은 일종의 서민 대출제도다. 무담보·무보증·소액이 특징이어서 서민들에게 동아줄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주로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금융소외계층이 이용했다.

대부분 신용점수가 하위 20%,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근로장려금 신청자격 요건에 해당하는 이들이 대상이다. 서금원에서 16개의 미소금융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연체율 지표는 코로나19 취약업종을 위주로 뛰기 시작했다. 요식업종 미소금융 연체율은 4월 7.4%로 지난해 말 6.6%에서 0.8% 뛰었다. 요식업종은 전체 미소금융 대출금의 19~20%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유통업계도 하향곡선을 그리던 연체율 지표가 5.7%에서 6.5%로 뛰었다. 건설업(5.5→6.3%)이나 서비스업(4.1→4.6%) 연체율도 모두 높아졌다.

용도별로 보아도 위험하다. 창업자금 관련 미소금융 상품은 지난해 상반기 7~8% 사이로 연체율이 높았지만 지난 12월 6.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6.6%까지 연체율이 뛰어올랐다. 시설개선자금 등의 용도로 쓰인 미소금융 연체율은 지난해 하향곡선을 그리며 12월 7.6%로 떨어졌지만 9.3%로 다시 치솟은 상태다.

연체율 상승에 비해 코로나19를 계기로 미소금융에 손 내민 취약계층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미소금융 대출 건수는 3만 1951건으로 전년 2만 9456건에서 2495건 늘었다.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기간 대출금도 3060억원에서 3346억원으로 286억원 불어났다. 하지만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각종 대출상환 유예책이 시행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정책을 내놨다.

2차례 추가연장 조치를 취할 땐 연장·유예 혜택을 받았던 이들도 대출만기에 맞춰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취약차주의 숨통이 트이면서 지난해 하반기 일부 연체율 지표가 개선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6.2%였던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4.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예상보다 코로나19가 길어지고 경기회복이 더뎌 다시 이자를 내기 어려워진 이들이 급증했다. 만약 오는 9월 말 예정대로 유예조치가 끝나면 ‘취약계층 부실화’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대체로 연체율은 경기후행지표로 분류된다. 연체율은 본격적인 경제위기가 시작된 뒤에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불경기 국면에서는 대출액이 연체액보다 빠르게 늘어난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책 금융지원이 끝나는 시점에서는 부실 차주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며 연체율도 함께 올라가는 특징이 있다. 현재 연체율이 심상치 않은 이유다.

결국 저신용자에 값싼 금리로 돈을 빌려준 서금원이 대신 돈을 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근로자햇살론 대위변제율은 10.5%로 역대 최대였다. 대위변제율이란 전체 대출금 중에서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줘야 할 돈의 비율이다.

취약계층이 1000만원을 빌리면 서금원이 100만원을 대신 갚았다는 의미다. 서금원이 보증을 서주는 햇살론17의 대위변제율도 지난해 상반기 0.2%에서 연말 5%까지 올랐다. 윤 의원은 이와 관련 “취약계층의 가장 약한 고리가 위태롭다"며 "정책적 지원을 더 세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 경제상황은 곳곳에서 지뢰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계빚 급증과 자산가격 거품 등으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우리나라에서도 재연될 거란 우려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식 장기불황’은 2000년대 이후 우리 경제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등장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저금리와 유동성 증가는 주식·부동산 시장 폭등으로 이어지고 금리인상, 대출규제를 거쳐 자산 거품 붕괴를 부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실물경기가 침체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일본식 불황의 악순환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아진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그는 이와 관련 ”우리나라가 차별화된 경제성과를 기록하면서도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우리의 우수한 대응력과 회복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2021년과 2022년 IMF(국제통화기금) 성장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신용등급·전망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IMF는 세계경제전망 수정 발표를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4.3%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은 6.0%를 유지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 속도에 있어서 국가간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복 격차 심화 요인으로는 코로나 확산과 대응, 정책여력 등을 꼽았다.

홍 부총리는 “상향 조정폭(0.7%포인트)은 선진국 평균(0.5%포인트)을 넘어서고 우리 정부 전망(4.2%)보다 높고 주요 기관 전망치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세계 경제의 불균등한 회복 속에서 IMF가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 전망을 크게 상향 조정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영국·독일 등의 적극 재정정책을 경제전망 상향의 주요 요인으로 명시한 점은 이번 추경예산 편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 성과는 주요 국제신용평가사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코로나19 이전에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고 홍 부총리는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이후 3대 신평사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재정건전성 악화 등을 반영해 국가신용등급 또는 전망을 하향조정한 사례는 총 113개국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을 넘는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G7(주요 7개국)도 독일을 제외한 6개국이 신용등급 또는 전망이 하향됐고 아시아권도 일본·홍콩 신용평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신용등급 평가 주요 요소인 재정·대외건전성은 이번 위기대응 과정에서 경제회복·성장과 상호절충 관계에 있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금융당국의 진단이다. 홍 부총리는 이와 관련 “코로나 4차 유행, 델타변이 확산 등으로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 역량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며 “2차 추경 통과후 최대한 빠른 집행, 차질 없는 방역 대응 등으로 완전한 경제회복까지 모든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위기에 직면한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상황과 무더위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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