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몰락의 도쿄올림픽. 그 대안은 없는가?
태권도 몰락의 도쿄올림픽. 그 대안은 없는가?
  • 김해성
  • 승인 2021.08.2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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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논설위원(태권도호신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김철수 논설위원(태권도호신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도쿄올림픽이 그 막을 내렸다. 늘 그랬듯이 태권도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낭보(朗報)가 아닌 비보(悲報)가 전해졌다.

태권도경기에서 ‘노 골드’(No Gold)라는 씻지 못할 치욕적인 굴욕의 올림픽으로 태권도인들의 시선은 싸늘함. 그 자체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효자종목으로 각광을 받다가 금메달이 하나도 없는 경기(은1. 동2)는 이번이 처음이므로 더 큰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제는 이러한 탄식과 우려로 현실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태권도가 왜 갑자기 몰락의 길로 가게 되었으며, 그 타개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 하나씩 개혁해 나가야 한다.

이번 올림픽경기에서 성적이 저조한 원인 중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각종 대회를 계획했다가 무산되고, 국제대회 또한 취소되었다.

이로 인하여 실전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훈련성과에 문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시합에 임할 상대방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최소한 상대방의 전력을 세밀히 분석하고 시합에 임해야 하거늘 이러한 정보력이 너무나 부족 했다. 그러므로 국제 감각이 뛰어난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위 문제들을 분석하고 정보력을 얻기 위해 대한태권도협회(KTA)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고 싶다.

또 우수선수 양성을 위한 지도자 선발 과정에서 학연. 지연 등을 따지기 이전에 탁월한 능력에 의한 블라인드 채용으로 오로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우수선수 육성에 적합한 지도자를 선발하여 선수 육성에 대한 방안과 육성 계획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실질적이고, 현실 감각이 뛰어난 지도자에 의해 우수한 선수가 육성되기 때문이다. 우수지도자와 우수선수선발 과정과 경기방법 등을 반성해보고, 과감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대한태권도협회 실무진은 물론 이사들 역시 근본적인 원인분석과 대처 방안을 찾아 이를 실행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중. 고등부의 경기방식의 2분3회전 경기에 길들어진 선수들은 이후 국제대회와 같은 3분3회전 경기에서는 체력 저하 등으로 경기를 끝까지 뛰는데 큰 부담을 안게 되어 결국은 패인으로 남게 된다. 이러한 경기 운영 면에서도 진보적인 연구와 철저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전자호구’의 과감한 개선책이다.

우리 선수들의 패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중에서 으뜸으로 꼽는다면 전자호구의 사용에 있다.

전자호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경기의 공정성 문제로 처음 도입된 이후 각국의 여론에 따라 조금씩 변모되었지만, 그 부정적인 요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옳은 발차기라 할 수 없는 각종 동작에서 득점이 되고, 상대의 몸에 접촉하지 않았는데도 점수가 올라가는 ‘유령 득점’(Ghost point)이 발생하기도 하고, 헤드기어가 날아갈 강도로 공격했는데도 득점이 되지 않는가 하면, 주먹 지르기의 오류투성이로 세계태권도인의 마음을 심히 상하게 하는 경기를 관전해야만 했다.

발기술이 빠진 태권도경기는 커트와 서로 붙은 상태에서 문어발처럼 뒤통수를 치고, 비비고, 문지르는 발 펜싱으로도 고득점으로 이어지는 태권도경기를 누가 태권도라 하겠는가? 누가 이러한 허점투성이 헤드기어시스템을 채택했는지 한번 반성해보자.

이러한 오류투성이를 왜 해결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온 걸까?

더욱 우려되는 것은 세계태권도연맹(WT)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복지부동의 자세로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박진감 넘치는 발차기. 역동적인 고유의 태권도경기를 원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태권도인들의 분노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의 경기방식을 이대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같은 목소리다.

세계태권도연맹은 이번 도쿄올림픽 태권도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이번 태권도경기를 세계평화와 약소국에 희망을 주는 종목으로 부상했다고 자평한다. 이것은 너무 지나친 자화자찬이 아닐까?

이제 경기규칙 개정은 세계태권도연맹의 몫으로 남아있다.

지난 17년간 세계태권도연맹을 이끌어온 조정원 총재는 차기 총재선거에 단독 입후보하여 사실상 여섯 번째 임기를 확정 지었다.

2004년부터 17년을 재임한 조정원 총재는 앞으로 4년간을 더한 최장수 총재가 되는 것이 확실하다.

태권도계의 바램은 WT 조정원 총재는 이렇게 높은 자리에만 연연하여 안주하지 말고, 태권도의 내일을 위해 내실 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다.

총재로서의 강력한 리드십을 발휘하여 경기규정을 개정함과 동시에 전자호구의 제한된 개선안을 과감하게 내놓아야 한다.

그리하여 태권도 본연의 참모습을 찾아야 한다.

제2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올해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내년 ‘중국 우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그리고 3년 후인 2024년 파리올림픽에 대비하여 또다시 이러한 오류투성이인 전자호구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이제는 세계태권도연맹은 물론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원의 수장(首長) 등은 이러한 사안을 명심하고, 명실상부한 태권도의 참모습을 찾아 태권도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본연의 책임과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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