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없는 대도 전자호구가 더 이상은 안되는 이유
변화없는 대도 전자호구가 더 이상은 안되는 이유
  • 박성진 기자
  • 승인 2021.08.09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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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가 막을 내렸다. 1년의 연기 속에서 가까스로 열린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화두는 역시 코로나였다. 코로나 사태가 이번 대회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경기를 지켜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 올림픽 태권도에 대한 평가는 한 편에서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로, 다른 한 편에서는 매우 부정적이었다는 평가로 극명하게 갈렸다.

우선 긍정적인 평가는 이렇다. 태권도가 특정한 나라, 특히 한국이 메달을 휩쓸던 시대를 지나서 다양한 나라들이 태권도를 통해 메달을 획득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나라로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꼽을 수 있다. 여자 49kg급에서 태국의 패니팍 웅파타나키트(Panipak Wongpattanakit)는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 68kg급에서는 울루그벡 라시토프(Ulugbek Rashitov)는 우즈베키스탄 태권도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 외에도 금메달을 따낸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를 포함해서 요르단, 튀니지, 코트디부아르, 쿠바 등이 태권도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각 나라들의 메달 집계에서 태권도가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결과는 태권도가 한국에서 시작됐지만 이미 세계화 되었다는 지표로 삼기에 충분하며, 앞으로도 올림픽 종목으로서 유지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면과는 반대로, '재미가 없다'는 태권도 경기에 대한 지적은 이번에도 역시 해소되지 않았다. 여기서 재미없다는 말의 의미는 유흥이나 오락과 같은 의미에서의 재미는 아닐 것이다. 그것은 태권도라는 투기 종목에 대한 태권도인들을 포함한 일반인들의 기대, 즉 강력하고 화려한 발차기를 보고 싶다는 말이다.

물론 모든 경기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일부 경기에서는 태권도 특유의 화려한 발차기가 경기장을 압도하기도 했고,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가 펼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미디어로 보여지는 경기 중에서는 정확한 발차기로 상대를 공격하기보다는 앞발로 상대의 호구에 갖다대려는 것처럼 보이는 동작들이 많이 보였고, 이러한 모습들은 태권도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원인은 전자호구였다. 전자호구가 2021년 런던올림픽에서부터 도입된 이후에 태권도는 변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긍정적인 쪽 보다는 부정적인 쪽이었다. 일반호구였다면 득점이 되기에 충분한 발차기를 성공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전자호구가 반응을 하지 않거나, 태권도 발차기로 인한 득점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동작들이 득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던 것이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거치며, 세계태권도연맹 역시 이러한 문제들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발이 상대의 몸에 접촉하지 않았는데도 점수가 올라가는 이른바 유령득점(Ghost point)역시 심심치 않게 등장해서 태권도인들을 놀라게 했지만, 여전히 이러한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았다.

전자호구에 대한 개선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그 책임을 노력하지 않는 전자호구 개발업체에게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0년 도쿄의 세 번의 올림픽에서 태권도 전자호구로 사용된 업체는 대도의 전자호구였다. 대도 전자호구는 앞서 지적한 유령득점이라는 결정적인 오류가 가장 많이, 그리고 자주 지적되어왔던 회사다. 대도 전자호구에서 유령득점이 나타난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9년 5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렸던 세계대회에서도 나타나서 관계자들을 긴장시켰고, 최근에는 2021년 4월 한국 안동에서 열린 종별선수권대회에서도 유령득점이 다수 나타났었다.

심지어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석연치않은 득점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정확한 것은 세계태권도연맹의 조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이 특정 회사의 전자호구를 3번의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사용하면서, 이미 특정회사에게 기술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이제는 더 이상은 안된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의 유령득점은 안된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화려한 뒤후려차기로 상대의 헤드기어가 날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으로 인정이 되지 않는 태권도는 더 이상 안된다. 전자호구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그러한 변화가 없이는 아무리 태권도의 메달이 골고루 나눠진다 하더라도, 의미없는 나눠먹기에 불과할 수 있다. 그것은 태권도가 아니라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자호구,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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