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도약하는 KTA회장의 공약(公約)과 구맹주산(狗猛酒酸)의 교훈
힘차게 도약하는 KTA회장의 공약(公約)과 구맹주산(狗猛酒酸)의 교훈
  • 김해성
  • 승인 2020.12.23 16: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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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논설위원(태권도호신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김철수 논설위원(태권도호신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드디어 KTA 회장이 새로이 입성하게 됐다. 용인대 태권도 학과 양진방 교수가 대한태권도협회 제29대 회장으로 당선되었다.

투표결과부터 알아보면 총투표자 192명 중 190명이 투표한 가운데 당선자인 양진방 후보120표. 김영훈 후보36표. 최재춘 후보28표. 최영길 후보가6표를 득표했다.

선거인단은 시. 도 협회 및 전국규모연맹체의 대의원과 임원을 비롯해 지도자. 선수. 심판. 등록 도장 지도자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입후보자 4명 모두에게 그동안의 분투와 노고에 인사드린다.

당선증을 받은 양진방 당선인은 현재 대한태권도협회와 태권도계의 현실이 녹록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면서 우선 이 상황을 헤쳐 가는데 집중할 것과 하나의 태권도 대한민국 K-태권도 원팀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는 방향으로 노력을 경주 하겠다고 결심을 밝혔다.

흔히들 말하지만 우리는 ‘처음처럼’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어느 후보든 입후보 당시에는 그럴듯하게 공약에는 ‘미사여구’가 붙어있고, 실제 재임 중과 임기 끝에는 ‘용두사미’가 되는 예를 많이 보아왔다. 그러기에 유권자들. 특히 우리 태권도인들은 지금까지 오래도록 많이도 속아온 셈이다. 그 예를 일일이 들지 않아도 역대 회장들의 행적을 통하여 짐작하실 것이다.

먼저 당선인 양진방 후보의 공약을 되새겨보면,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통합정신에 부응한 협회 운영. 도장과 생활체육의 비중을 통한 전문체육 수준으로 확대. 경기지도자의 목소리 반영. 영상판독시스템 등 경기 공정성 확보와 이를 위한 획기적 개선과 초, 중등부 선수 지원 확충. 품새 대회판정 시스템 의 획기적 개선. 그리고 품새 선수 국제대회 참가 확대. 심사시행 방법 개선. 태권도 이미지 제고를 위한 것과 동승자법과 유상 운송법에 대한 언급 등으로 현실적으로 내부부터 외부로 확장 시키는 방안과 모든 것이 중앙이 독식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그릇된 형태의 현행 KTA가 아닌 17개 시도협회와 5개 연맹체 간 조율과 연대를 통한 대한민국 태권도의 ‘하나의 팀’을 만드는 등의 홍보전략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또한 KTA 직원들만, 또는 소수의 집행부 임원들만 앉아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시대는 이제는 정말 끝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KTA는 첫째 의사결정 과정 그 자체를 변화시켜야 하고, 둘째는 KTA가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에 대한 자기 스스로 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외 경기력과 대회를 운영하는 것이 KTA 본연의 가장 중요한 업무이지만, 그것만이 KTA가 할 일은 아니며, 경기, 도장, 생활체육, 태권도 교육 및 기술과 태권도컨텐츠의 개발과 연구 등 자기 역할과 목표 의식을 분명히 하고, 각 분야의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구와 제도, 규정을 확립해 가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렇게 내세운 공약은 손색이 없이 훌륭하지만 자칫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공약 황홀경에 빠질 염려가 높기 때문이다.

공약(公約)은 장밋빛 청사진을 늘어놓은 헛공약(空約)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공약은 지킬 수 있는 공약이어야 한다는 것과 어떻게 지켜지는지 우리 태권도계에서는 세세히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필자는 강조하는 바이다.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잠식하고, 모든 패턴을 바꿔놓은 이 시점에 하나둘씩 문을 닫는 일선 도장을 살리고, 활성화하는 방안이 가장 중요하며, 이러한 공약과 다짐은 KTA의 새로운 회장이 당선되고, 새로운 임기가 시작되는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약을 펼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획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이사들과 사무직 등 훌륭한 인재의 영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고사를 되새겨 본다.

한비자(韓非子)의 외저설우(外儲說右)에 구맹주산(狗猛酒酸)이란 말이 있다.

주막집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지도록 팔리지 않는다. 는 얘기다.

중국 춘추시대 송(宋)나라에 주막에서 술을 빚어 파는 장씨 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술의 양을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팔았고, 술 빚는 솜씨도 소문이 나서 맛도 일품이었다. 또한, 주막임을 알리는 깃발도 높이 세워놓았다.

하지만 술은 팔리지 않아 독채로 시어 버리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장씨는 현명하기로 이름난 양천을 찾아가 그 이유를 물었다. 왜 제 주막은 장사가 안돼서 술이 시어 버립니까? 이에 양천은 자네 주막에 개가 있는가? 자네 주막을 지키는 개가 사납지 않은가? 라고 묻자 장씨는 ‘그렇다’ 고 답하면서 개가 사나운 것과 술이 팔리지 않는 것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고 되물었다. 이에 양천은 주막을 지키는 개가 사나우면 최고로 술을 잘 빚어도 어느 손님이 찾겠는가? 라고 했다.

이 고사가 품은 뜻은 나라에 사나운 개 같은 간신배들이 버티고 앉아 짖어대며, 어질고 현명한 신하들을 물어뜯으면, 어진 정치를 할 수 없듯이 주막 역시 결국은 술은 팔리지 않고, 시어 망하고 만다는 뜻으로 몇몇 사람이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소인배들이 들끓으면 현명하고 의로운 사람이 함께할 수 없고, 정의로운 정치를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늘날 자기에게 꼬리치며 달려오는 개가 주막집을 말아먹을지에 대해 생각지 않는 지도자가 많다. 나아가 자기 집에서 파는 술이 시어졌는지도 모르는 무능한 지도자가 허다하다.

지도자는 항상 주변 인물에 대해 포용하고, 삼고초려 하는 자세로 주변의 인재를 영입하고, 지도자를 돕는 그들 또한 새로운 지도자를 위해 우직하도록 충성스러우면서도, 연속극에 나오는 ‘바보 영구’와 같이 착한 인간성이 넘치는 강직한 행정을 하도록 일조를 해야 할 것이다.

각각 제 목소리만 내고, 자기만의 야욕에 가득 찬 주막의 사나운 개가 들끓지 않도록 해야만 전직 수장들의 과. 오(過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대한태권도협회 회장님께 ‘구맹주산’이 되지 않도록 선정을 베풀어 태권도계의 백년대계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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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진 2020-12-29 13:39:11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