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에 태권브이?…“랜드마크, 관광 활성화” vs “자연 훼손, 효과 미비”
산 정상에 태권브이?…“랜드마크, 관광 활성화” vs “자연 훼손, 효과 미비”
  • 구남균 기자
  • 승인 2019.09.09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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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12층 높이 조형물 설치 예정
태권브이랜드 조감도
태권브이랜드 조감도

 

전라북도 무주군이 관광 활성화 위해 향로산 정상에 30미터가 넘는 크기의 초대형 ‘태권브이’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기로 해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무주군은 ‘태권도원’ 홍보와 함께 태권도원을 찾는 관광객을 자연스레 무주읍으로 유입시켜 무주를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조성해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사업계획을 밝혔다.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국비 36억원, 군비 36억원으로 총 72억원이 책정됐다. 태권브이 조형물의 높이는 33m로 아파트 12층 높이에 달하며 비행기와 버금가는 크기이다. 또한, 단순히 조형물에서 벗어나 전망대의 역할도 할 예정이며 VR(가상현실)체험 시설, 스카이 워크 등 조형물과 함께 다양한 관광시설을 설치 계획을 알렸다.

하지만 많은 예산에 비해 부정적인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정지역인 무주 향로산에 인공조형물이 들어서면 주변 환경과 이질감을 줄 것이라는 점과 1980년대에 흥행던 태권브이 캐릭터가 수십 년이 지난 현재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새만금방조제 역시 투자대비 관광객 유치엔 한계를 보였다.

또한, 인천시의 ‘사이다’ 조형물 설치 계획을 철회한 것과 대조됐다. 인천시는 월미바다열차 개통식을 앞두고 고 서영춘 씨의 ‘사이다송’ 등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사이다 조형물을 월미도 바다 앞에 설치하려 했으나 항만당국의 선박사고 가능성 및 시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수용해 철회했고 다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시 예산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어 무주군과 대비됐다.

앞서 한강 괴물동상(제작비 1억 8,000만원)과 강남 스타일동상(제작비 3억 7,780만원)이 떠오르기도 하며 이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예산으로 집행돼 자칫 흉물로 전락해버릴 수 있는 조형물이 될 것인지, 위기를 기회삼아 관광 사업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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