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WT 로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성료
'2019 WT 로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성료
  • 황인순 기자
  • 승인 2019.06.1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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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름·장준' 개인통산 그랑프리 3회 우승 '쾌거'
이다빈 金, 이대훈·김잔디·심재영, 아쉬운 銀
김진만·곽여원팀, 품새 그랑프리 '페어 우승'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이하 WT)이 주최하는 '2019 WT 로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가 3일간의 열전 끝에 막을 내렸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이번 대회는 올해 첫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로 국내외 태권도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WT 로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에서 개인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아름 선수(가운데)가 콜로세움 경기장에서 특별시상식을 거행했다. ⓒ세계태권도연맹
'WT 로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에서 개인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아름 선수(가운데)가 콜로세움 경기장에서 특별시상식을 거행했다. ⓒ세계태권도연맹

대회 첫날, 은메달 2개… 품새 그랑프리 이지영 '우승'

지난 7일 대회 첫날에는 네명의 한국 대표가 출전해 은메달 2개를 기록했다.

먼저 이대훈(대전광역시체육회)은 -68KG급 결승에서 이란 경량급 간판으로 자리 잡은 미르하셈 호세이니(20)의 일격을 당하며 은메달 획득에 그쳤다. 

미르하셈 호세이니는 지난해 두 차례나 그랑프리 결승전에 맞붙어 이겼던 상대지만 경기 시작부터 이대훈을 상대로 거침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여자 -67KG급 김잔디(삼성에스원)는 여섯 번째 그랑프리 우승 도전을 목전에서 놓쳐 그 아쉬움으로 한참을 경기장을 빠져 나가지 못했다.

준결승에서 이집트 말락 헤다야와 3회전 후반까지 0대0 팽팽히 맞서다가 회심의 주먹 반격으로 1대0 신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한 김잔디는 우승 기대를 모았던 결승에서 7초를 남기고 상대의 왼발 뒤차기와 왼발 머리 공격까지 허용하며 3대8로 분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오혜리(춘천시청)는 8강전에서 프랑스의 마그다 위엣 에낭에 7대13으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남자 80kg 이상급 인교돈(한국가스공사)은 건강 상태가 나빠 메디컬 체크를 받은 뒤 오전 기권 했다.

이번 로마 그랑프리에서 첫 시범 도입된 '품새 그랑프리'에서 한국 이지영(성포경희체육관)이 여자 개인전 초대 우승자 타이틀을 얻었다.

결선에서 지난 2019 WT 타이베이 세계품새선수권 자유품새 우승자인 미국의 아달리스 무노스(7.520점)를 0.18점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금 3000달러도 획득했다.

한국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기술과 기술 사이 힘의 강유 조절로 절제되면서도 정확성 있는 기술 표현으로 완벽한 기술을 펼쳤다.

이지영은 "우승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욕심내지 않고 정확한 표현으로 한국적인 미를 살린 기술을 보여주고자 했다. 실수 없이 마무리 한 것이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WT 로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에서 개인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장준 선수 경기 모습. ⓒ세계태권도연맹
'WT 로마 월드태권도 그랑프리'에서 개인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장준 선수 경기 모습. ⓒ세계태권도연맹

 

대회 둘째날, 金 3개 품새 페어전까지 모두 휩쓸어

이어 대회 둘째날 한국 태권도는 겨루기와 품새 전 부분을 모두 휩쓸었다.

남자 -58kg급 장준(한국체대), 여자 -57kg급 이아름(고양시청), +67kg급 이다빈(서울시청)이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 -58kg급 김태훈(수원시청)이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아울러 품새 그랑프리에서도 '김진만-곽여원'이 한 팀을 이룬 페어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먼저 -57kg급 이아름이 이번 그랑프리 첫 금메달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날 이아름은 날카로운 머리 공격 내세워 결승에 오른 터키 일군 하티체 쿠브라를 결승에서 맞아 18대8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이아름은 지난해 모스크바 그랑프리와 푸자리아 그랑프리 파이널에 이어 개인통산 3회 우승을 달성했다. 최근 맨체스터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난적 영국의 제이드 존스에 져 아쉬움을 남겼지만, 2주 만에 세계 탑랭커만이 초청되는 그랑프리 정상에 올라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아름은 "지난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쳐 매우 아쉬웠다. 짧은 준비 기간에 코치님과 이번 대회를 잘 준비하고, 경쟁 상대를 대비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그랑프리 우승인데 앞으로도 계속 이 정상을 지켜내고 싶다. 늘 노력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58kg급의 장준은 기대주에서 이제는 간판으로 자리를 굳혔다. 준결승에서 넘어야 할 산 김태훈을 잡고 결승에서 스페인 토르토사 카브레라 헤수스를 3대2로 꺾고 개인통산 세 번째 그랑프리 정상에 올라섰다. 

사실상 2020 도쿄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확정 지은 남자 -58kg급은 이제 두 선수의 본선행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무대에서는 지난 그랑프리 파이널에 이어 두 번 연속, 국내에서는 세 번 연속 장준이 승리했다.

장준은 우승 직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곧바로 열린 올해 첫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앞으로 계속해 좋은 성적을 내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도 꾸준히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다빈(서울시청)은 결승에서 단신이지만 순발력이 좋은 멕시코 아코스타 브리세이다를 맞아 마지막 3회전 몸통 선취점과 연이은 주먹 득점으로 10대4로 누르고 2018 타오위안 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2주 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으로 랭킹 5위권에 진입한 이다빈은 이번 그랑프리(G4) 우승으로 추가 40점을 보태 도쿄 올림픽 자동출전권 확보 가능성을 높였다. 

이다빈은 "세계선수권이 끝난 후 짧은 기간 준비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는데 주위에 많은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 평상시보다 득점력이 떨어진 것 같아 다소 불안했지만 잘 이겨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현재 랭킹 5위 안에 들었지만, 자동출전권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 있을 그랑프리 잘 준비해서 꼭 도쿄행 티켓을 확보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이날 열린 태권도 품새 그랑프리 페어전에서는 2018 타이베이 세계품새선수권 자유품새 우승을 합작한 김진만(K타이거즈)과 곽여원(강화군청)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크로바틱 기술을 최소화하면서 태권도 기본동작과 창작품새를 상호 공방의 겨루는 연무선으로 실감 나는 도복 소리 배경음악으로 찰떡 호흡을 이뤘다. 그 결과 7.82점을 기록한 김진만-곽여원은 멕시코(7.520점)와 이탈리아(7.300점)를 큰 점수차로 따돌렸다.

심재영, 러시에 샛별에 '발목'… 아쉬운 은메달

대회 마지막날인 지난 9일,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심재영이 로마 그랑프리 우승에 도전했지만 좌절됐다. 심재영(고양시청)은 이날 여자 -49kg급 결승에서 러시아 샛별 엘리자베타 리야드닌스카야에 8대4로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아직 만 열일곱 살의 러시아 샛별인 엘리자베타는 2018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빠르게 성장하며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심재영은 경기 직후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긴 했으나 조금 소극적으로 했던 게 패인인 것 같다. 뒤통수를 노리는 기술 말고는 특별히 어려운 상대는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잘 대비해서 다음에는 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남자 -80kg급에 출전한 김훈(삼성에스원)은 32강전에서 독일의 타히르 구에렉을 제치고 16강전에 진출해 몰도바 아론 쿡과 맞붙었다.

1회전 중반 서로 붙는 과정에서 아론 쿡 오른 주먹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주심의 비디오판독 요청 결과 반칙이 인정돼 반칙승으로 8강전에 진출했지만 의무위원회의 경미한 뇌진탕 진단으로 기권패 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7일과 8일 이틀간 입상한 남녀 6체급 입상자를 고대 로마 검투사가 대결했던 거대한 원형 경기장인 로마 콜로세움에 초청, 다시 한 번 특별한 시상식이 열렸다. 콜로세움은 스포츠 종목 중 사상 처음 WT에 개방해 특별한 시상식과 입상자들의 기념 촬영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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