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한국인의 우주관 담은 우리 전통 무예
태권도! 한국인의 우주관 담은 우리 전통 무예
  • 한예진 기자
  • 승인 2019.05.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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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천택국기원 전 연구소장인천대학교 사범대학체육교육과교수오하이오주립대학교철학박사 (스포츠교육학)한국스포츠교육학회장
손천택
국기원 전 연구소장
인천대학교 사범대학체육교육과교수
오하이오주립대학교철학박사 (스포츠교육학)
한국스포츠교육학회장

 2024 파리올림픽에서 일본 가라테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자 야시로 히대키 변호사가 TBS 방송에 출연해 "원래 태권도는 가라테의 아류인데 정식종목이 됐고, 가라테는 떨어졌다"고 비판한 사건을 계기로 태권도 사관을 올바로 정립하여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권도가 가라테의 아류라는 히대키 변호사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일부 태권도 학자와 그에 동조하는 사범이 태권도는 가라테의 영향으로 탄생한 신생 무술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권도 역사관에 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들이 또다시 일본의 기대에 부합하는 논지를 펴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실, 이들의 주장은 제한된 연구 결과를 과도하게 일반화시킨 측면이 없지 않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수정주의 태권도 사관론자로 태권도가 우리 전통 무예라는 것은 사실적 근거가 부족한 무리한 주장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수정주의 사관론자 또는 사실주의 사관론자로 칭하고 있는 이들은 태권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유학하며 가라테를 배웠던 사람들이 그것을 수정하여 발전시켰기 때문에 태권도를 순수 우리 전통무예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논지를 펴고 있다. 일본에서 유학하며 가라테를 배운 사람들이 해방이 되면서 그 기술체계를 그대로 도입하여 수련하다가 대한체육회의 가입을 계기로 발기술 위주의 태권도로 탈바꿈하였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태권도의 발차기와 택견의 발차기가 일치를 이루는 것은 경기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우연적 결과이므로 태권도를 택견에서 발전한 우리 전통 무예라고 주장하는 것은 견강부회라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일부 그것도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는 수정주의론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의 태권도 학자나 지도자들은 그들의 그와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사실주의 사관은 역사의 거시적 흐름을 망각하고 한정된 시대의 기술적 변화만으로 태권도 사관을 정립하려는 논리적 모순과 역사적 사실 왜곡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일부 사범들이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가라테를 배웠다는 사실만으로 태권도의 가라테 유입설을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견강부회가 아닐 수 없다. 당시 창무관과 무덕관은 중국 무술의 영향도 적잖이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주의 사관론자가 가라테 유입설을 주장하는 중요한 근거는 태권도의 품새와 가라테의 ‘형’이 일치하는데서 찾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의 품새는 가라테의 영향뿐만 아니라 우슈의 ‘투로’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설사, 태권도가 가라테의 ‘형’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형’을 빌어 태권도 품새를 체계화한 것을 두고 가라테 ‘형’의 일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지나친 비약이 아닐 수 없다. 태권도의 기술을 체계화하기 위해 가라테의 ‘형’을 활용하였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태권도의 정체성을 결정지을 정도로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중국, 한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문화권 국가로서 많은 부분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기 다른 문화적 특성을 이룩하며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태권도 또한 삼국이 공유하는 문화 활동으로서 중국이나 일본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왔다고 보아야 한다. 어쩌면 태권도가 중국의 우수나 일본의 가라테의 영향을 받았든 받지 않았든 태권도는 한국인이 한국의 토양과 환경에 맞게 창조적으로 수정, 보완하여 세계적인 스포츠로 발전시킨 우리 전통 무예이다. 즉 태권도는 우리 전통 무예인 택견을 바탕으로 일시적 또는 제한적으로 일본 가라테의 자극적 영향을 받아 발차기 위조로 새롭게 창조된 우리 전통 무예 스포츠이다.
  일본의 통치 하에 수많은 민족 문화가 유실되는 가운데에서도 택견은 민속 문화 형태로 전승되어 왔으며, 광복 후 태권도가 택견과 같은 발차기 위주의 수련 체계로 발전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택견은 뚜렷한 인적 계보 없이 민속 문화 형태로 일본의 문화 말살 정책에 굴하지 않고 전승되어 오늘날의 태권도를 탄생시켰으며, 경기화의 과정을 거쳐 세계적인 무예 스포츠로 발전하였다.
  태권도 사범은 태권도가 한국인의 우주관을 담은 우리 전통 무예임을 확신하고 그에 따른 올바른 역사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그것을 수련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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