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태권도 정신 : 극기ㆍ조화ㆍ홍익
이 시대의 태권도 정신 : 극기ㆍ조화ㆍ홍익
  • 한예진 기자
  • 승인 2019.01.17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천택
국기원 전 연구소장
인천대학교 사범대학체육교육과교수
오하이오주립대학교철학박사 (스포츠교육학)
한국스포츠교육학회장

 

태권도 정신은 태권도 인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할 신념과도 같은 것이며, 태권도 사범이 수련생에게 길러야할 인성 교육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동안 태권도 수련을 통해 기르고자 하는 정신을 여러 태권도 리더들이 다양하게 제시해 왔다. 이들이 제안한 태권도 정신을 보면 관훈인지, 행동 지침인지, 인성교육 지침인지 매우 혼란스럽다. 제안한 태권도 정신에 통일성이 부족하고 표제와 내포 간의 논리성이 결여된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태권도 정신은 시대의 요청에 따라 새롭게 정립,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동안 제안된 태권도 정신을 분석적으로 살펴보고, 시대에 맞는 태권도 정신을 새롭게 제안하고자 한다.   


   태권도는 그 명칭이 말해 주듯이 손발을 사용한 공방 기술의 발휘를 통해 삶의 올바른 길을 찾아가는 무예 스포츠이다. 이는 태권도 수련에서 정신적 요소가 배제되면 온전한 태권도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태권도의 참다운 수련은 기술과 정신을 함께 수련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런데, 태권도 기술은 수련 의도나 목적에 따라 어렵지 않게 분류하여 가르칠 수 있지만 태권도 정신은 그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위 개념으로 정리하여 가르치는 것도 쉽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누가 어떤 정신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특정 사회가 태권도에 어떤 교육적 기대를 갖느냐에 따라 다른 태권도 정신을 주창해 왔다.

 

 [9개관 태권도 정신을 살펴보면]

 강덕원 :  인ㆍ의ㆍ예ㆍ지ㆍ신
 무덕관 :  무실ㆍ성의ㆍ정의
 송무관 :  예의존중ㆍ극기겸양ㆍ부단노력ㆍ최웅만부ㆍ문성겸전
 오도관 :  예의ㆍ염치ㆍ인내ㆍ극기ㆍ백절불굴
 정도관 :  떳떳하고 부끄럼 없는 무도인
 지도관 :  기위ㆍ관위ㆍ국위
 창무관 :  충효ㆍ성실ㆍ인내
 청도관 :  성실ㆍ창의ㆍ노력
 한무관 :  정신수양ㆍ무언실천ㆍ근면ㆍ노력ㆍ인내
  [가나다 순]


   그동안 각 관의 태권도 리더가 제안한 태권도 정신은 크게 기술적 차원, 심리적 차원, 윤리적 차원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기술적 차원의 태권도 정신과 심리적 차원의 태권도 정신은 태권도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인내심, 의지력, 협동심 등과 같은 정신이며, 윤리적 차원의 태권도 정신은 모범적 행동의 성격을 갖는 태권도 정신을 말한다. 이들 태권도 정신 가운데 참된 의미의 태권도 정신은 윤리적 차원의 태권도 정신에 합치되는 정신일 것이다. 태권도 수련을 통해서 기른다고 하는 용기, 인내, 협동 등과 같은 정신도 결국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도될 때 태권도 정신으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조 벽교수는 그동안 태권도 리더들이 제안한 전통 태권도 정신을 크게 ‘자기 가치’, ‘대인 관계’, ‘사회 정의’라는 세 차원의 인성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자기 가치’는 내면을 바르게 가꾸는 ‘자기조율’ 능력으로 예의, 정직, 용기, 인내, 책임, 백절불굴, 자신감, 열정 등과 같은 태권도 정신이며, ‘대인관계’는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관계조율’ 능력으로 협동, 배려, 용서, 신뢰, 우의, 용서, 존경, 공정 등과 같은 태권도 정신이고, ‘사회 정의’는 공동체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공익조율 능력으로 준법, 애국, 정의, 사랑, 평화, 홍익인간 등과 같은 태권도 정신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간 태권도 리더들이 제안한 태권도 정신은 ‘자기조율’의 다른 이름인 ‘극기’, ‘관계조율’을 의미하는 ‘조화’, ‘공익조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홍익’으로 수렴될 수 있다. 즉, 그간 태권도 리더들이 제안한 다양한 태권도 정신은 ‘극기’, ‘조화’, ‘홍익’의 정신으로 수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태권도 정신은 21세기의  인재 상인 “자아를 극복하고 타인과 더불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과도 크게 일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를 이기고 타인과 더불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극기, 조화, 홍익을 전통 태권도 정신을 대신하는 새로운 태권도 정신으로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며, 어쩌면 그간 제안해온 태권도 정신 대부분을 수렴하는 대표적인 태권도 정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나를 이기는 것”은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극기’이고,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의 ‘조화’이며,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은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의미의 ‘홍익’이다. 이제 태권도 교육은 자아를 극복하고(극기), 타인자연과 더불어(조화)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인간(홍익인간)을 기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