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죽음?
좋은 죽음?
  • 황인순
  • 승인 2018.11.0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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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철 수 논설위원태권도호신술연구원 수석연구원
김 철 수 논설위원태권도호신술연구원 수석연구원

 

10월13일은 호스피스(hospice)의 날이다. 호스피스란 환자가 마지막 순간을  위안과 안락을 얻을 수 있도록 치료하며, 심리적, 종교적으로 도움을 주어 평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죽음! 이러한 인생의 마침표에서 가장 좋은 죽음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주변 정리가 잘된 죽음. 의식이 명료한 체 운명한 죽음. 영적인 죽음 등이 있지만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죽음은 어떤 죽음일까? 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에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 가장 좋은 죽음이라고 답했다.


물론 나라마다 그들의 가치기준에 의해서 죽음의 기준도 여러 가지이다.


그렇다면 좋은 죽음. 즉 존엄사(尊嚴死)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우리의 가치기준도 따져 보기로 하자. 존엄사란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를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호전되지 않고, 현 상태를 위지하기위해 시행하는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자연적 죽음으로 받아들여 인간으로서 지녀야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존엄사라 할 수 있다.


존엄사법의 정식 명칭은 ‘연명치료 결정법’이라한다. 다시 말해 존엄사는 치료를 통해 회복 불가능한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는 자연스러운 죽음으로 이미 죽음이 결정된 환자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는 죽음을 말한다.


반면 안락사는 질병에 의한 자연적인 죽음이 아니라 환자의 요구에 따라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에게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약제 등을 투입하여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안락사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공급이나 치료목적의 약물투여 등을 중단하거나 인공호흡기 같은 장치를 떼어내어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가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및 종교계에서는 많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 종교계에서는 안락사를 반대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안락사를 생명으로 장난치는 것은 창조주의 뜻에 반한다며, 고대에서든 현대에서든 살인이라는 말과 똑 같다고 비판한바 있다.
우리나라는 존엄사법이 19년 동안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하여 2년 유예기간을 거쳐 2018년 2월 존엄사법이 본격 시행 된지 8개월 만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절하거나 중단한 환자가 2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본인이 존엄사를 선택한자는 6,800명이나 된다.


위의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기보다는 환자의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인간의 존업성을 지키며,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죽음에는 너무나 힘든 병수발이 따른다. 버거운 병원비와 이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어디에도 견줄 수가 없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은 이 모든 것을 가족들이 부담하므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그래서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거친 풍파를 이겨내며 평생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다가 마지막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환자 자신보다는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우리의 삶에 애잔한 마음마저 든다.


일부에서는 ‘웰다잉(Weel Dying)을 대하는 사회의 인식이 그만큼 변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웰다잉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로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길이라 할 수 있는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는 것은 자신의 생을 뜻 깊게 보낼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사회적 현상이다.


라틴어 문구에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는 말이 있다. 죽음을 공부하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겠다는 인생의 행로를 미리 알고 실행하게 되고, 깨닫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갑자기 병마가 닥치면 내가아닌 가족들이 모여서 치료방법을 의논한다. 죽는 것도 내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 인간은 지구상의 그 어떤 생명체보다도 값지고 소중하다. 그리고 귀하게 죽을 권리가 있으며, 이는 무한히 존중 되어야 한다.


물론 존엄사가 최선의 선택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정답을 제시할 권한이 없다고 본다. 필자 자신도 감히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꼭 선택 하라고한다면 안락사는 절대로 반대한다. 그러나 존엄사는 찬성한다고 말하고 싶다.


죽음에 대한 문화와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으니 환자 자신을 위해서라도 찬성하는 바이다.


하지만 존엄사법은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굳건히 하고, 생명존중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장례문화를 예를 들어보자. 예전에는 화장을 선호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다수가 화장을 선호하지 않는가?


따라서 앞으로 존엄사가 빠른 속도로 정착되리라 예상되며, 죽음에 대한 인식자체가 변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자연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여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해야 하며, 나아가 죽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 시행되었다고 본다. 이와 같이 임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됨에 따라 죽음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되어야하고,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가난하건 부자건, 권력이 있건 없건, 모든 사람은 생로병사의 길을 걷게 되며, 죽음은 누구나 한번 거쳐야 할 삶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죽음에 대해 사전에 준비할 기회가 주어져 좋은 죽음에 대한 여건이 하루빨리 성숙되어 삶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에게는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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