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아전문도장 ‘태권숲’ 이은지 사범
[인터뷰] 여아전문도장 ‘태권숲’ 이은지 사범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5.12.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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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여아전문도장 ‘태권숲’ 이은지 사범
“여아 신체 및 성향에 맞춰 지도”
“여아 맞춤 교육 프로그램 2년 여간 연구·준비해 개관
△ 태권도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 ‘여아전문’태권도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 세계 최초 시도였을 텐데, 주변의 우려는 없었나?
△ 현재 주변의 반응은?

△ 기존의 태권도장과 어떻게 다른가?

△ 여아전문지도자가 된 후 가장 큰 변화는?

△ 여성 지도자들에게 한마디



태권도 활성화를 위해 태권도 중앙단체를 비롯한 학교와 지역단체에서도 각종 연구와 대안책을 찾고 있는 가운데, ‘여아전문태권도’라는 전문성을 내걸고 여성지도진들이 여아들만 교육하는 태권도장이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여아전문도장 태권숲’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지 사범(5단)을 만나봤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위한 겨루기 꿈나무를 육성하던 시절, 현 동아대 박흥신 교수님의 제자로 초등학생 때부터 태권도 겨루기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선수로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에 특기생으로 입학하게 되었고, 중·고등학교 시절 선수생활로 인해 부족했던 학문을 체계적으로 다시 시작해 졸업 후에는 음악을 이용한 태권도(리듬태권)를 일반 성인들에게 지도하게 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겨루기 선수로 이어진 태권도와의 인연은 대한태권도협회 품새 기록분과 위원으로 위촉되면서 품새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고, 국기원시범단 시절에는 겨루기 선수 때 경험하지 못한 시범 활동을 통해 해외에 태권도를 알리며 종주국 태권도인으로서 자부심을 고취시켰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현재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각종 매체를 통해 딸을 키우는 부모님들의 불안함과 성장기 여자아이들이 마음을 놓고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현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나 역시 여자이면서 태권도 전공자로서, 여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운동이 꼭 필요한 여자아이들이 성장기에 맞춰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보고자 대학교 동기인 최정희(현 태권숲 여아전문태권도연구소 소장)사범과 함께 여아들을 위한, 여아들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2년 여간 연구, 준비하여 여아전문태권도장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아만을 전문으로 하는 것은 세계 최초 맞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여아전문태권도장’을 개관한다고 했을 때 주변 모든 사범님들이 말렸습니다. 여아들만 받아서 운영이 되냐, 여자아이들은 변덕이 심해 오래하지 못하는데 왜 하필 여자아이들만 하느냐, 망하려고 작정 했느냐, 남자아이들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박힌 부모님들을 어떻게 설득하려고 하느냐, 90%의 남아를 버리고 왜 나머지 10%
만 데리고 가려 하느냐 등등 걱정과 우려는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입관을 하러 온 어머니들도 믿을 수가 없는지 상담을 받으면서도 정말 여자아이들만 가르치는 곳 맞죠? 왜죠? 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더 많으셨습니다.


일반도장을 경영 했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아빠들의 반응이 더욱 뜨겁습니다. 운동을 모르는 엄마가 상담을 하러 왔다가 집에 있는 아빠에게 이야기를 하면, 그런 곳이 있으면 꼭 보내라며 아빠가 직접 와서 상담을 하고 가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여아전문도장 개관 초기에 우려하던 주변 지도자 분들도 이제는 노하우가 뭔지 물어보시기도 하고, 본인 도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여아수련생 상담도 요청하셔서 상담을 해드리기도 합니다.


저희 태권숲 여아전문태권도장은 태권도로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을 합니다. 즉, 영어학원에 가면 영어가 재미있어서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하듯 태권도장에선 ‘태권도’에집중하여 태권도 자체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을 하는 것이 기존의 도장과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아전문 태권도장이기 때문에,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름’을 인정하고, 여자아이의 신체와 성향에 맞춰 지도를 합니다. 예를 들어 여자아이는 시각이 먼저 발달하지만 남자아이는 그 반대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기 때문에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아이가 나보다 조금 잘하면 금방 포기해 버립니다.


또한 남자아이들은 대근육이 먼저 발달하는 반면, 소근육이 먼저 발달하는 여자아이들은 신체적 발달과정에서 이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몸놀림이 대부분 남자아이들에 비해 좋은 편이 아닐 수밖에 없습니다. 시각은 좋고 몸놀림은 부족하니 자연스럽게 움직임(운동)을 멀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여자아이들의 부족한 부분과 발달된 부분들을 정확히 인지해 ‘같은’ 여아들끼리 태권도를 통해 삶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공유하도록 태권도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여아들의 태권도 교육은 방향과 방법 자체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태권도’를 가지고 확장성 있게 연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특히 ‘여아전문가’인 만큼, 딸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게 됩니다. 딸을 키우며 걱정되고 불안했던 부분들을 태권도로 채워나갔을 때, 태권도로 자신감을 얻고 생활에 변화를 느끼고 있다며 찾아오는 여자아이들과 부모님을 뵈면, 그동안 불편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옷을 벗고 본연의 옷을 찾아 입은 듯한 느낌입니다.


아직 여성 지도자들에게 어떤 한마디만을 남길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여성 지도자인 저 역시, 태권도학과 전공자로 졸업 후 경찰공무원 시험에도 도전했고, 각종 아르바이트에 녹록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도 태권도 사범만큼은 하지 않겠노라 생각했던 20대 시절이 있었습니다.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저와 같은 여성 지도자라면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태권도 지도자로서 같은 고민을 하는 전공자 또는 여자 지도자 분들이 여아전문태권도장으로 문의 하신다면 언제든 여아전문가로서, 또한 먼저 20대를 경험한 선배로서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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