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기 건강칼럼] 틀을 깨라, 그것이 답이다
[윤태기 건강칼럼] 틀을 깨라, 그것이 답이다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5.01.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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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기 건강칼럼] 틀을 깨라, 그것이 답이다

 
 
지나친 욕심 같지만 한국이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아시안컵의 막이 올랐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첫 경기인 오만과의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두어 승점 3점을 챙겼다. 필자가 이번 아시안컵 축구에 관심을 갖게 된 요인은 브라질 월드컵으로 무너진 한국축구의 자존심 재건을 위해 독일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하면서 부터다. 필자는 그의 훈련방식이 독특하게 틀을 깨는 훈련방식을 택하기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되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의 문제점으로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스트라이커의 부재, 골 결정력 부족, 수비 조직력 난조 등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뜻밖에도 체질 개선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달 29일 호주 시드니의 매쿼리 대학 훈련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생각, 접근법,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뜯어고치는 것이 급선무”라 말했다. 그러며 “이는 누구를 원톱 공격수로 쓰느냐, 득점을 어떻게 이루느냐 등의 전술적 문제를 논하기 전에 반드시 미리 해결해야 할 원리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다.
 
그는 지난해 감독으로 선임되면서부터 예전의 타 외국인 감독들과 달리 K리그뿐만이 아니라 각종 대회의 경기장을 찾아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찾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성인 축구뿐 아니라 유소년의 축구 경기까지 두루 살펴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한국 축구의 해결책으로 ‘전술의 유연화’가 아닐까 생각했던 것이다.
 
필자의 눈에 비춰진 한국축구대표팀 훈련 모습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지칠 때까지 공을 차며 놀았던 경험이 있다. 그 때는 공격과 수비라는 포지션 개념도 없었다. 축구공도 한 개가 아닌 2~3개 공을 갖고 신나게 놀이 축구를 하였었다. 그 때 그 시절 꼬마들의 축구를 슈틸리케 감독은 그것도 축구 국가대표 팀에게 적용하여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인터뷰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전술의 유연화’, 틀을 깨라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 틀 안에서 어떤 선수라도 그 자리에서 공을 잡는 순간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자기 플레이를 강행하라고 한단다. 그러면서 최대한 볼을 많이 점유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의욕적 자세를 선수 개개인에게 주입하는 게 현 시점에서 그가 가장 집중하는 부분이다.
 
오만과의 축구 경기에서 비록 1골로 승리했지만 점유율에선 약 70:30%로 한국 팀의 일방적 점유율을 보여줬다. 최근 몇 번의 경기를 보면 뻥 축구가 사라지고 만들고자 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바로 지도자의 마인드 하나가 팀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실전에서 임기 응변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공격수가 경기 상황에 따라서는 순간적으로 최후방 수비수가 되기도 하고, 최후방 수비수가 최전방 공격수 노릇을 해야 하는 게 오늘날의 축구다. 그걸 미리 연습을 통해 경험시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자기 포지션에서 뛸 때 다른 포지션에서 활약하는 동료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공격수지만 미드필더로 뛰어보면 미드필더가 공격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공격수의 움직임이 좋지 않을 때 미드필더가 겪는 답답함이 무엇인지 서로 이해하고 알 수 있다. 그러면 실전에서 자기 포지션으로 뛸 때 동료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동료를 위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다.
 
태권도도 이와 같다. 태권도 수련장에 가면 대부분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기본동작과 발차기, 그 후에 품새, 겨루기 연습들을 한다. 문제는 품새를 많이 수련한다고 하여 겨루기를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겨루기 또한 최고의 겨루기 선수라 하여 품새를 잘하지는 못한다.
 
어쩌면 축구와 태권도는 완전히 다른 운동이고, 연습 방법 또한 다르지만 문제의 해결책은 똑같지 않을까 한다. 바로 틀에 갇혀있는 방법의 문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태권도 수련의 유연화를 통해 건강할 수 있는 몸의 움직임, 그것이 답이라는 것이다.
 
며칠 전 필자의 도장에서 같이 땀을 흘리며 관장과 사범으로, 그리고 태권도의 후배로, 아니면 그의 말대로 은사로 함께 하였던 정봉현(45) 사범이, 그의 도장 시범단 제자들이 스승인 정봉현 사범을 위해 마련한 사은회에 필자를 초청하였다.
 
필자 역시 태권도와 함께한 인생이기 때문에 많은 태권도 시범을 보아 왔으나 지난 사은회와 같은 틀을 깬 시범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17개의 소제로 구성된 사은회는 중등부의 ‘힙합의 신’이라는 댄스 시범을 필두로 고등부의 ‘UCC(혈액형 별 행동유형)’, 중등부의 ‘캔디, 행복 Remix’, 두 사람의 기타 연주에 맞춘 ‘Officially missing you’, 고등부의 ‘닭치고’, 초등부의 ‘댄스: The bad touch!’, 고등부의 ‘극한직업: 호돌이 시범단’, 중등부의 ‘아저씨’, 고등부의 ‘갑과 을’, 중고등부 합동으로 ‘댄스; If love me, 귀여운 남자’, 고등부의 ‘10년째 연애 중’, 대학부의 ‘응답하라 2000!!’, 고등부의 ‘폐막공연’, 마지막으로 영상을 통한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부모님과 아이들이 하나 되는 모습 속에서 태권도의 틀을 넘어 태권도로 하나 되는 모습에 진정한 승자가 무엇인지를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바로 태권도라는 몸의 움직임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필자가 왜 일개 도장의 조그마한 행사를 소개하고 있는가? 그것은 태권도 시범의 틀을 깨고자 하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그 틀을 깨고 태권도의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주느냐는 것이다.
 
변화를 추구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 태권도도 수련의 변화로 진정한 태권도 수련이 되어야한다. 그래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태권도로 다시 성장하게 될 것이며 건강을 다지고 행복한 운동으로의 태권도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2002년 한국축구의 4강 신화를 이룩했던 히딩크의 훈련 방법에 대해 당시 코치였던 정해성에 의하면, 2001년 한국대표팀을 지휘할 초기 한국인 코칭스태프가 의아해 한 것은 히딩크 감독의 갑작스런 변덕이었다고 회고한다.
 
전날 밤까지 아무런 계획 없이 쉬라고 하더니 다음날 아침에 별안간 훈련을 하겠다고 한 게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며 틀을 깨는 훈련을 반복해 그의 메시지를 주려 했다.
 
어쩌면 무너진 한국 축구를 다시 깨워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태권도에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음에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고뇌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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