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KO승의 주인공 ‘아론 쿡’ 올림픽 출전할 수 있을까?
맨체스터 KO승의 주인공 ‘아론 쿡’ 올림픽 출전할 수 있을까?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4.11.2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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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KO승의 주인공 ‘아론 쿡’올림픽 출전할 수 있을까?
▲어제 준결승에서의 KO승 잘 봤다. 뒤지고 있던 순간 어떤 생각을?

▲최종 목표 올림픽 참가 위한 계획은?

▲올해 안에 국적이 결정되어야 올림픽 출전이 가능한데, 영국 대표 가능성은 전혀 없나?

▲이번 대회에 도입된 전자호구와 헤드기어. 어땠나?

▲당신 경기는 전자호구에 적합한 최근 스타일이라기 보다, 그 이전 스타일에 더 가깝다. 현재 변화된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가?

▲랭킹제도 도입 후, 랭킹포인트를 모아야만 하는 상황에 국가협회 지원도 제대로 실력만으로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어려움은 없나?

▲여자친구도 태권도 선수?

▲여자 친구는 영국 대표팀 소속, 당신은 미운털 박힌 외부 활동 선수. 어려운 점은?
 
 
스타는 역시 스타였다. 영국 출신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 아론 쿡이 맨체스터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명승부는 대회 이틀째인 10월 25일, 남자 -80kg급 준결승에서 나왔다.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이자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인 아론 쿡(맨섬)과 독일의 타히르 겔렉의 대결이었다.
 
경기 초반, 겔렉은 유리한 신장과 다리 길이를 앞세워 아론 쿡에게 머리 득점과 몸통 득점을 성공시키며 4대 0으로 앞서나갔다. 아론 쿡에게는 만만치 않은 승부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경기 중반, 아론 쿡은 번개같은 뒤후려차기를 겔렉의 턱에 적중시켰고, 겔렉은 그대로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기막힌 KO승.
 
최근의 태권도 경기에서 KO승은 거의 나오지 않는 장면이기에 경기장은 더욱 흥분에 도가니에 빠졌다. 태권도 경기가 재미없다는 말을 쏙 들어가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아론 쿡은 결승에서 이란의 마흐디 코다바크시의 영리한 플레이를 뒤집지 못하고 11대 13으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지만 이 대회 최고의 선수로 주목 받은 것은 단연 아론 쿡이었다.
 
아론 쿡은 영국 출신이지만 이번 대회에 맨섬(Isle of Man) 소속으로 참가했다. 영국태권도협회와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국적을 맨섬으로 바꾸고 대회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론 쿡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영국 태권도를 대표하는 선수로 꼽혔지만, 협회와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 영국협회는 아론 쿡 대신 루탈로 무함마드를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아론 쿡을 올림픽 대표에서 제외해 영국협회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무함마드가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협회에 대한 비판은 잦아들었고, 결국 아론 쿡은 국적을 맨섬으로 바꾸고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올림픽 참가를 위한 랭킹 포인트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아론 쿡의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는 불가능. 맨섬은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의 작은 섬으로 IOC가 인정하는 국가올림픽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론 쿡의 고민이 있다.
 
아론 쿡의 경기 다음 날, 관중석에 앉아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아론 쿡과의 인터뷰다.
 
 
△ 상대가 키도 크고 다리도 길어서 쉽지 않았다. 점수를 먼저 내주긴 했지만, 경기 리듬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움직이면서 기회를 보다가 뒤후려차기를 했는데, 그게 적중됐다.
 
△현재로써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국적을 얻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어느 나라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협회와의 갈등이 너무 커 기대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어느 나라가 될 지는 올해 안에 꼭 결정할 것이다.
 
△ 전자호구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헤드기어 뿐 아니라 전자호구의 도입으로 경기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들에게는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 말한 것처럼 내 스타일은 올드한 스타일의 태권도다. 그것이 정통 태권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며 그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변화된 조건에서는 역시 적응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선수의 입장이다.
 
△ 어려움이 적지 않다. 전에는 기업 스폰서가 있어서 지원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것도 거의 없어졌다. 가족, 어머니의 도움에 많이 의지하고 있다.
 
△ 현재 영국대표팀 선수인 비앙카 웍던이다.  (비앙카 웍던은 현재 영국태권도대표팀을 대표하는 여자 선수 중 하나다. 지난 7월 쑤저우 그랑프리대회에서 부상을 당해 현재는 재활 치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웃으며)솔직히 어려움이 없지 않다. 그러나 여자친구는 확실한 실력을 인정받은 영국 대표팀 선수이므로 불이익을 받거나 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자친구와 함께 올림픽에서 뛰는 것이 소망이다.
 
2012런던올림픽 때, 아론 쿡은 침착한 표정으로 관중석에 앉아서 자신이 뛰었어야 할 체급의 경기를 바라보았었다. 당시 소감을 물었을 땐, 그는 웃으며 할 말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제는 꽤 여유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아론 쿡의 경기는 조정원 총재를 포함한 세계태권도연맹 주요 관계자들에게도 깊이 각인되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아론 쿡이 올림픽에 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연맹이 나서서 올림픽 출전권을 줄 수는 없지만, 아론 쿡이라는 스타의 가치를 연맹 차원에서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론 쿡은 여러 모로 현 세계태권도계에서 뉴스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스타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것이 이번 맨체스터 대회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박성진 인사이드태권도 기자
 
※이 기사는 인사이드태권도와 기사공유 협약에 의해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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