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기역사칼럼] 기(氣)란 무엇인가?
[윤태기역사칼럼] 기(氣)란 무엇인가?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4.09.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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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8호 윤태기역사칼럼]
기(氣)란 무엇인가?
 
 
필자의 지인 한분이 필자의 글에 대한 댓글을 보고 복사하여 필자에게 전해주었다. 필자는 글을 투고하고 나서 그 글을 찾아보지 않는 습성이 있다. 다시 보게 되면 필자의 아둔함이 보이는 것 같아 다시는 필자의 생각을 지면으로 쓸 수가 없을듯하여 일부러 보지 않는 습성을 갖게 되었다. 조금은 상식적이지 않지만 필자만의 습성이다.
 
전해준 댓글의 전문이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애로운 종교인의 리더십을 태권도 사범의 리더십에 비견하는 것은 좀은 과한 비교인 듯합니다. 물론 태권도계에 만연한 이기주의, 보신주의, 줄서기, 눈치 보기 등은 지도자로서는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이지요. 성인 태권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수련이 필요하다고 하시는데…. 언젠가 대태협에서도 ‘태권도로 자녀의 “기”를 살리자’ 라는 슬로건을 본 일이 있는데, 천기(호흡), 지기(섭생) 등등 필자가 느끼는 것을 독자가 같이 느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정리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나름대로는 체대를 다녔고. 태권도 수련도 20여 년이넘었는데 막연한 느낌 말고 ‘이것이다’라고 이해할만한 글 부탁드립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기(氣)란 무엇일까?
기(氣)는 생명의 근원이다. 기(氣)라는 것은 온 우주에 작용하는 근원으로 기(氣)는 무술과 기공에서 뿐만 아니라 철학, 천문학, 의학은 물론 각종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사상적, 이론적 뿌리가 되고 줄기가 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동양철학의 근간이 되는 기(氣)는 동양에서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기(氣)에 관한 연구가 동양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흔히 기(氣)라고하면 댓글의 독자와 같이 막연하게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기(氣)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 속에는 기(氣)에 대한 말이 너무도 많다. ‘끼(氣)가 있다’, ‘기가 세다’, ‘기운이 난다’, ‘기운 없다’, ‘기가 차다’, ‘기상이 좋다’, ‘기막히게 잘 한다’, ‘기분이 좋다’, ‘기분이 나쁘다’, ‘기백이 있다’, ‘기선을 제압해라’, ‘기가 살아있다’, ‘기가 죽어 있다’, ‘그 사람 기품이 있다’, ‘기절초풍(氣絶招風)’, ‘공기’, ‘열기’, ‘냉기’, ‘전기’, ‘자기(磁氣)’ 등은 기의 여러 가지 성질과 다양한 작용력을 나타내는 말들이다.
 
곧 ‘기(氣)’라는 것은 천지간(天地間)의 모든 사물을 형성하는 근본인 동시에 모든 현상, 모든 변화를 일으키는 실재하는 힘의 근원이지만, 기가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대답들을 못한다. 왜? 기는 실재하기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氣)는 분명 존재하지만 보이지는 않는다. 자연현상에서 기(氣)의 모습은 바람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바람은 기(氣)의 이동이다. 물 위로 지나갈 때는 물결이나 풍랑으로 나타나고, 나무에 지나가면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으로 기(氣)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몸에서의 기(氣)는 우리 몸의 생체 에너지로 작용하고, 이 생체 에너지를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잘 돌아가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 기(氣)수련의 이유이며 태권도의 내공수련법이다. 기(氣)의 형태는 대체로 여섯 가지의 유형, 곧 ‘6氣’로 유형화된다. 태음(太陰), 소음(少陰), 궐음(厥陰), 양명(陽明), 태양(太陽), 소양(少陽)이다.
 
태음은 축축한 습기를 많이 품고 있는 안개와 같은 날씨, 소음은 따뜻한 봄날에 피는아지랑이가 보이는 날씨, 궐음은 바람 부는 날씨, 양명은 건조한 날씨, 태양은 추운 날씨, 소양은 해수욕장 같은 곳에서 맨살이 까맣게 타는 뜨거운 날씨로 비유된다. 6기가 인체의 손 · 발에 적용된 것이 12경락이다. 
 
필자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모든 무술은 외공과 내공이 균형 있게 발전 되어야 하나 현재의 태권도에는 외공수련법만이 비대하게 발전 되어 있다. 현재 태권도의 다양한 수련법에 비해 내공수련법은 전무한 상태로 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내공수련은 바로 기(氣)수련이다.
 
기(氣)는 내 몸 안과 밖 어디에도 존재한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기(氣)로 형성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몸이라는 생체(生體)에서도 기(氣)는 생명활동의 원동력이다. 그래서 기(氣)의 상태변화는 생명활동의 변화와 비례한다. 건강하냐? 그렇지 못하냐? 의 여부는 현재 기(氣)가 어떠한 상태에 있느냐로 결정된다. 기(氣)라는 것이 막연하게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감각적으로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의 수련법은 먼저 감각을 깨워 기(氣)를 느끼게 하는 감각 깨우기를 통한 ‘기운 느끼기’로 시작된다. 그래서 글이 아닌 체험이 중요하다.
 
최근 국기원을 비롯하여 각종 태권도 관련기관과 단체에서 태권도의 다양한 수련법 중 내공수련법인 기(氣)수련법을 찾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태권도가 아닌 타 운동에서 대안을 찾고자 하는 현상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기(氣)수련법을 수용한다고 해서 다 태권도에 적용 되는 것은 아니다.
 
태권도를 시작하며 나무아비타불과 같은 염불을 외며 태권도를 시작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이 전통 종목의 다른 수련법을 가져온다 해도 태권도로 가공에 가공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소림사처럼 경주 골굴사의 선무도(禪武道)가 잘 나간다하여 그 수련과 체계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다.  
 
대학 등 몇몇 기관에서 시도하고 있는 기(氣)수련법을 잘 수용하기 위해선 수련의 접근방법 또한 중요하다. 볼펜의 예를 들어보면 볼펜은 볼펜 앞머리, 용수철, 볼펜심, 껍데기, 똑딱이 등 5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하나만 빠져도 볼펜 조립이 안돼 이상해진다. 그러나 볼펜심만 있어도 글씨는 쓸 수 있다. 하지만 계속해 쓴다는 것은 사실상 힘든 일이다.
 
태권도에서의 기(氣)수련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우리는 기(氣)수련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관심 밖으로 잊혀져 있었다. 개중에는 자기도 모르게 태권도 수련을 많이 하다 보니 우연히 몸이 열려 기(氣)수련이 되어 진 분들도 있긴 하다. 문제는 자기는 기(氣)를 몸을 통해 터득을 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전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氣)수련의 교습법 또한 중요하며, 짝퉁의 수련전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심히 바라보는 허공은 그냥 텅 빈 허공이 아니다. 텅 빈 듯 보이지만 생명에너지인 기(氣)로 가득 차있다. 우리는 누구나 그 허공에 의지해 숨 쉬며 살아간다. 기(氣)는 바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를 생성시키고 활동·변화 시키는 원동력이다.
 
바른 기(氣)수련법으로 단계를 밟아 나가 기(氣)를 제대로 느끼고, 그 느낌의 수련으로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태권도로 열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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