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기역사칼럼] 태권도가 변해야 하는 이유!
[윤태기역사칼럼] 태권도가 변해야 하는 이유!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4.06.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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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기역사칼럼]

 태권도가 변해야 하는 이유!
 
 
 
지난 30일 필자는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시행된 ‘국기원승단심사’에 심사평가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중앙경찰학교 무도학과장인 최재호 사범님을 위시해 현직 경찰관 사범님들의 훌륭한 지도로 경찰학교 입교생 300여 명의 심사자들이 체육관을 메우고 있었다.
 
개회식 후 곧바로 심사가 진행되었다. 1단부터 2단, 3단, 4단, 5단까지의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거의 마지막 5단 승단 심사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 응심자가 긴장한 나머지 심사를 잘 보기위해 무리한 힘과 동작으로 옆차기를 시연하는 순간 비명 소리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필자는 즉각 저 응심자의 부상은 냉기(冷氣)가 뒷다리 허벅지의 족태양방광경(足太陽膀胱經)에 흐르다 문제가 발생하였음을 직감하였다. 부상자는 긴 시간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와 공무원 시험 합격후 경찰학교에 입교하여 과도한 경찰 실무교육 과정을 소화하느라 몸에는 소홀하였을 것이다. 또한 젊다는 것(20대 후반)도 작용하였을 것이다. 응급실로 이송 된 후 진단결과 허벅지 근육 파열이란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그 사건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그 원인이 있는데 대부분 2가지 방법으로 접근하게 된다.
 
첫째는 분석적 방법인 환원론이다.
16∼17세기 과학혁명을 계기로 과학이 중세의 신학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자연의 신비를 해체하기 위하여 ‘전체의 껍질을 부수고 그 내부에 들어가 분석해 보고자 했다’ “전체의 부분, 부분의 부분에 끊임없는 탐구와 전체로서의 몸을 수많은 부분으로 나누었고”, 그 결과 해부학의 발달로 병원에 가면 각분과가 생겨 몸의 여러 부분을 나누어서 진료하게 되었다.
 
둘째는 통합적 방법과 전체론으로 생물학적 생기론(Vitalism)이다.
즉 생물 유기체 안에 어떤 ‘활력’이 존재하며 이 활력이 생물 전체생명과정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체 유기체의 세계는 일종의 초자연적인 어떤 힘에 의해 결정되고, 이런 힘이 생물체내의 모든 물리적·화학적 과정들을 지배하며, 거기에는 일정한 목적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체와 부분은 서로 의존하고, 서로 침투하며 서로 전환하는 변증법적 관계에 있다. 생물학적 입장에서 말한다면 전체로의 구체적 형식이 동양의학의 기초가 된 생기론(生氣論)이고, 환원론의 구체적 형식이 기계론으로 데카르트의 이원론과 통한다.
 
 
     ▲ 중앙경찰학교 태권도 승단심사 중 쓰러진 학생    ▲ 햄스트링 냉기 문제로 발차기가 불가능 했던 여고생
 
 
필자가 서양의 체육학(이학박사)과 동양의 한방학(국학박사)을 공부하며 느낀 것은 동·서양에서 바라보는 몸의 세계는 유기체적 입장을 갖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전체는 부분의 총합 이상이라는 것이다. 인체는 신비롭게도 수많은 항목에서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한다. 산소의 공급, 체온의 유지뿐만이 아니라 혈액 중의 수분, 당, 지방, 염분 등등의 항목에서 언제나 항상성을 유지하고자한다. 특히 정온 동물인 사람은 체온의 항상성과 방어기제를 작동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혈액 속에 함유된 단백질과 당질의 성분은 식사의 종류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대개 일정한 값을 유지한다. 이것이 인체의 항상성이다. 이것은 인체의 모든 장기(순환계, 소화계, 배설계)의 협조에 의해 이뤄진다. 서양적 측면에서 보면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하버드대 생리학 교수였던 캐논은 인체의 이러한 기능을 연구하여『인체의 지혜(Wisdom of the Body)』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모든 질병은 반드시 그 원인이 있다. 우리 몸이 아픈 모든 문제도 잘못된 생활에 의해 기인한다. 몸에 해를 끼치는 것도 정사(正邪), 실사(實邪), 허사(虛邪)의 3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 병은 반드시 외사(外邪)가 내 몸으로 침입해 생겨날 뿐만 아니라, 외사의 경중은 병세의 경중을 결정하기도 한다. 즉, 몸과 외사를 서로 모순되고 대립되는 쌍방으로 본다. 병의 발현은 모순되는 쌍방의 투쟁 결과로 결과가 발생되는 원인을 모순 한쪽에서만 찾으면 안 되고 모순의 쌍방에서 찾아야 한다.
 
한비자(韓非子)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나무가 무너지는 것은 반드시 좀 때문이고, 담이 무너지는 것은 반드시 틈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가 비록 좀을 먹었다고 해도 거센 바람이 없다면 무너지지 않으며, 담에 비록 틈이 있다고 해도 큰비가 없으면 무너지지 않는다.” 여기서도 사물의 변동은 반드시 내인(內因)과 외인(外因)의 두 측면에서 동시에 작용을 일으켜야 나타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한의학(韓醫學)의 내경(內徑)에서도 발병에는 내·외인 중 무엇이 주(主)가 되고, 무엇이 종(從)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고 있지 않다. ‘사기(邪氣)가 침범하는 것은 기(氣)가 허(虛)해서이다’, ‘허약하지 않으면 사기(邪氣)는 홀로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없다’, ‘반드시 원인이 더해야 발병한다.’ 는 발병원인만을 말하고 있다. 즉 내인(우리 몸 안)에 허(虛)가 없다면 외인(外因)이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발병했을 때는 반드시 외사(외부요인)의 침입을 받아야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 사례에서 보듯 5단 응심자는 평소 탁하고 나쁜 기운이 몸속에 유주(留住)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응심자는 심사 시 잘 봐야 한다는 생각과 무리하게 힘이 들어간 상태(외부요인)에서 옆차기를 시연한 결과로 인해 몸 속 사기(邪氣)가 한쪽 다리에 작용하여 허벅지 파열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태권도에서 내공(內功) 수련이 빨리 습합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또 한 사례로는 한 여고생이 어느 날 필자를 찾아왔다. 자기 관장님이 보내서 왔단다. 그 여고생은 품새 선수로 한국체육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국대회 금메달이 간절히 필요하단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몇 개 있는데 금메달이 없어 다가오는 전국대회에 출전해야 되는데 다리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위 사례와 같이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어 발차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병원의 정형외과에서는 치료 방법이 없으니 3개월 이상을 운동하지 말고 쉬라고 하였단다. 한의원에 가보니 3개월 이상 한방치료가 필요하다고 해 침술치료를 받고 있단다.
사연을 듣고 안타까움에 정성들여 운동을 시켰다. 단 2주 만에 냉기(冷氣)가 제거되어 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 후 부모님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였단다.
 
이것이 태권도가 변해야 하는 이유이다. 너무도 외공(外功)위주로 발달된 태권도에다 내공(內功) 수련법이 접목되어진 태권도, 내공수련법이 태권도에 접목될 때 지난번 신문에서 밝혔듯이 건강을 이룰 수 있는 태권도로 한 단계 발전 될 수 있다.
그것만이 예방의학으로서의 태권도로 남·녀·노·소 누구나 태권도를 생활 스포츠로 즐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태권도의 백년대계(百年大計)’ 왜 태권도학과가 있는 대학이나 제도권에서는 문제의 근본은 보지 못하고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는지 모르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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