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기역사칼럼]『동의보감(東醫寶鑑)』 양생법 (養生法) 의 몸 수행
[윤태기역사칼럼]『동의보감(東醫寶鑑)』 양생법 (養生法) 의 몸 수행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4.04.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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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東醫寶鑑)』 양생법 (養生法) 의 몸 수행

『동의보감(東醫寶鑑)』양생의‘정(精)’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하며 장수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는 인간 본연의 욕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과학기술과 의료기술의 발달에 의해 인간의 수명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사회환경의 변화에 의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인류의 소망은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가족공동체의 해체와 자연 생태계의 위기로 인해 현대인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날로 높아져 편안한 휴식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한 결과 누구를 막론하고 운동을 생활화 하지 않고는 건강한 생활의 영위가 어렵게 되었다.
 
인간은 신체활동의 주체로서 생명존재를 전제로 신체활동을 펼친다. 생명을 벗어난 몸은 존재의미가 없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체육 또한 생명유기체를 벗어나서는 존재의미가 없다. 신체활동의 잠재적 가치를 최대한 발현시킴으로써 인간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인하려는 노력이 체육인 것이다.
 
『동의보감』의 양생도 인간의 신체적 생명을 중시하고 있다.『동의보감』양생법 중에는 호흡, 도인, 방중, 식이, 명상 등이 있으나, 건강한 몸 인식을 통해 건강한 신체활동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점이 체육의 목적과 일맥상통한다.     
 
인간은 이세상(此岸)에 왔다가 저세상(彼岸)으로 가게 마련이다.
生⋅老⋅病⋅死, 이는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인생여정이다. 그러면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참으로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란 어떠한 것인가 하는 것은 인류가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이다.
 
인간은 전체적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신체활동, 즉 움직임을 통하여 신체적, 사회적 및 도덕적 가치를 동시에 체험하게 된다. 그러한 면에서 체육에서의 신체활동은 사람의 존재가치를 고양시켜줄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삶의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통합적 행위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고 있는 허 준(1546∼1615)의 『동의보감』 양생법이 몸의 움직임을 통하여 건강을 다루고 있다는 측면에서 체육활동의 건강법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동의보감』 집례(集例)에서 사람의 몸이 비록 안으로는 오장육부(五臟六腑), 밖으로는 근(筋), 골(骨), 기(肌), 육(肉), 혈(血), 맥(脈), 피부(皮膚)로 되어 있지만 그 주체는 정‧기‧신(精․氣․神)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양생이란 인간의 일상적인 삶을 자연의 법칙에 맞도록 하여 정‧기‧신(精․氣․神)을 보양하고 병을 예방하여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동의보감』의 양생과 건강, 그리고 몸 주체가 정‧기‧신으로 구성되었음을 탐색한 후, 『동의보감』양생법이 체육학의 새로운 연구영역이 될 수 있음을 조망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와 함께『동의보감』양생수련의 생활화를 통하여 체육학에서 논의되고 있는 몸 철학을 정‧기‧신의 몸 수행으로 확대시켜 보고자 하는 노력도 기울일 것이다.
 
허준의『동의보감』은 서(序)와 목록(目錄) 2권, 내경편(內景篇) 4권, 외형편(外形篇) 4권, 잡병편(雜病篇) 11권, 탕액편(湯液篇) 3권, 침구편(鍼灸篇) 1권 등 총 5편 25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섯 개의 대편(大篇) 중 내경편과 외형편, 그리고 잡병편에 양생을 통한 몸의 움직임이 실용적으로 구술되어 있다.
 
이 중 질병과관련된 잡병편과 치료와 관련된 탕액편, 침구편을 제외한 내경과 외형은 온전히 몸에 대한 인식을 다루고 있다. 내경편은 몸 내부의 생리운용을 다루고 있으며, 특히 신형(身形)에서는각종 양생의 원리와 방법, 처방 등을 제시하고있다.
 
여기에서 몸은 정‧기‧신이라는 삼보(三寶)로 구성되어 이 삼보가 몸 안에서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각각 해당 역할을 담당하는 생리적 단위가 된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 점이 질병을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는 다른 의서(醫書)와 구별되는 요소다.
 
 

 

정(精)은 몸의 근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영추(靈樞)」를 인용해서 정(精)에 대하여 남녀가 만나 교합하여 사람의 형체를 이루는데, 항상 몸이 생기기 전에 먼저 생기는 것이 정(精)이라 하고 있다.
 
정(精)이란 선천지기(先天之氣)인 신기(腎氣)와 후천지기(後天之氣)인 수곡지기(收穀之氣)가 결합되어 화생(化生)되는데,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할 때 가장 중요한 기본적 원시(原始) 물질이다. 정(精)은 선천지정(先天之精)과 후천지정(後天之精)으로 나누어지는데, 선천지정이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으로, 흔히 부모의 생식지정(生殖之精)을 말한다. 후천지정이란 수곡으로부터 흡수한 정미(精微)로운 물질이 화생되어 신(腎)에 저장된 후 오장육부로 수포(輸布)되는 정(精)을 의미한다.

이 둘은 서로 상호 의존하고 보충하는 관계이다. 정(精)은 신(腎)에 저장되어 있다가 생식뿐만 아니라 생장․발육․노쇠와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동의보감』에서는 오장(五臟)이 정(精)을 간직하는 것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오장(五臟)은 각기 저장하고 있는 정(精)이  있는데 그 장(臟)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남녀가 서로 교감하지 않을 때, 정은 혈(血) 속에 담겨 있기에 어떤 형태로도 띠지 않는다. (五藏各有藏精 並無停泊于其所 盖人未交感 精涵于血中 未有形狀.『東醫寶鑑』「精部」〈五藏皆有精〉)
 
이러한 정(精)의 허‧실(虛‧實)의 작용에 의해서 몸의 병인이 발생한다. 인체의 병은 정‧기‧신의 허와 실에서 오게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정(精)은 몸의 움직임인 운동으로 인해 몸의 활동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의 몸 수행 운동의 목적이다. 정(精)이란 사람이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하기 위한 활동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보통 정력(精力)이라 말하기도 한다. 정(精)은 신장(腎臟) 속에 깃들어 있는 정기(精氣)를 말하며, 이것은 몸의 근본을 이루는 정미로운 물질이다.

『동의보감』의 연정유 결(煉精有訣)에서도 정(精)이 신(腎)에 있다고 보고 정(精)을 수련하는 비결은 모두 신(腎)에 있다(全在腎家下手)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수행법으로는 신(腎)을 강화하는 단전호흡법과 함께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을 순환 시키는 기순환(氣循環) 호흡으로 신(腎)을 강화하여 원기를 다스려야 한다.
 
양생 도인법으로는 호흡과 함께 몸 앞으로 굽히기와 누워 상체 들어올리기, 누워 머리 뒤로 넘겨 호흡하기와 신유혈과 지실혈을 누르며 허리 뒤로 제치기, 굴렁쇠운동 등의 동작을 통해 신(腎)을 강화 시켜 주는 양생법이 정(精)의 몸 수행이다.
 
단전호흡과 임맥⋅독맥을 순환시키기 위한 호흡으로  폐호흡에서 복식호흡으로 복식호흡에서 단전호흡으로 단전호흡에서 명문호흡으로 한 단계씩 들어가야 한다. 몸 수행을 통해 단계별로 반드시 체험을 해야만 다음 단계로의 호흡이 가능하다. 바로 자전거를 타는 원리와 같다. 한번 터득한 자전거 타는 방법은 평생을 가도 잊지 않듯이 호흡수행 역시 마찬가지다.
 

글 가운데의 그림은 신(腎)을 강화하는 대표적 수행법인 다양한 단전호흡법이다. 
 
▲ 이 글은 지난 3월 29일 이화여대 2014년 한국체육철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東醫寶鑑』養生法의 몸 수행’ 으로 동·서양의 만남과 관련하여 필자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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