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새로운 품새개발 시급하다
[데스크칼럼] 새로운 품새개발 시급하다
  • 류화수기자
  • 승인 2014.03.1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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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태권도의 다양한 품새 복원·재구성
타 무술의 장점을 받아들여, 콘텐츠를 풍부하게
변화와 개선의 노력 없이는 태권도의 미래는 없다
 
 

이경명 사범은 그의 저서 태권도 용어정보사전에서 무술이란,  ‘무기 쓰기, 주먹질, 발길질, 말달리기 따위의 무도에 관한 기술. 즉 기술의 실전적 측면을 강조하여 생사를 건 대인(對人)격투술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강조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 류화수 편집국장
 
무술은 자연 상태에서 나약한 인간의 힘을 극대화 시켜 다가오는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태권도는 아무런 무기를 지니지 않고 손과 발을 이용하여 방어와 공격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는 무도이다.

품새란 태권도에서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규정된 형식에 맞추어 지도자 없이 수련할 수 있도록 이어놓은 동작을 말한다. 겨루기 기술향상과 동작응용능력 그리고 기본동작에서 익힐 수 없는 특수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두산 백과사전)고 정의할 수 있으며, 태권도의 공격과 방어의 기술들을 일정한 형태로 만들어 공방의 수발이 자유롭도록 태권도의 기술을 익힐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 품새라 할 수 있다.
 
이런 정의를 바탕으로 보면 태권도 품새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닥칠 수 있는 모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태권도의 모든 기술을 모아 일정한 형태로 규정해 놓고 품새의 반복수련을 통해 몸에 익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반복수련을 통하여 심신을 단련하여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품새의 정의가 이렇다면 현행 태권도 규정품새가 제정된 배경을 살펴보아야 한다. 현행 규정품새는 1968년 품새제정위원회를 구성하여 ‘팔괘’와 ‘고려’부터 ‘한수’,‘일여’등 17개 품새를 확정하였고, 1972년 기술심의회의는 다시 품새와 용어제정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학교 교과과정에 삽입될 새로운 품새 ‘태극’을 8장까지 제정하여 총25개의 완성을 보았다.
(태권도교본, 대한태권도협회, 1972. 12. 1)
 
이 중 8괘 품새는 태극품새를 보급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등한시 되어 자연스럽게 도태되었고, 현재는 태극품새만 유급자용 규정품새로 남아 있는 것이다.
 
당시 품새제정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박해만 사범의 증언에 의하면
“처음에는 8괘 품새를 먼저 만들었는데 이종우씨가 기심회 의장이었고 김순배, 곽근식, 이영섭, 함영태, 나, 이렇게 6명(한 명은 기억나지 않음)이 모여서 자신들이 자신 있는 품새를 몇 가지 만들어와서 그중 중복된 것은 빼고 조합해서 만들었다. 그래도 가라데에 없는 발차기라든가 점프동작 등은 엄운규 관장이나 이종우 관장이 개발해서 집어넣기도 했기 때문에 가라데의 형에서 많이 탈피한 것이라고 본다.
 
태극품새는 그 이후에 베트남전에서 태권도가 알려지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태권도를 하는 줄 알고 있어 누구나 쉽게 태권도를 접할 수 있게 만들자고 해서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중요한 원칙이 있었다. 첫째는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걸음을 걷는 것이라는데 착안하여 1, 2, 3장에는 앞서기 자세를 넣고 팔괘의 형상에서 괘가 이어진 부분은 2스텝, 떨어진 부분은 4스텝으로 했다. 또 가라데와는 달리 좌우동형의 원칙을 적용하여 태권도에서 가라데의 냄새를 완전히 제거한 것이다.”(본지 2010년 4월 22일 보도참조)
 
박해만 사범 등 당시 품새제정위원회에서 일했던 사범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품새가 급조되는 경향이 있어 급수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고, 품새철학 역시 품새를 만들고 이를 정당화 시키기 위해 억지로 꿰맞춘 경향이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1968년도에 만들어진 품새는 태권도의 세계화에 공헌하여 200여개 국에 보급되어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무도스포츠 태권도의 기초가 되었다.
 
200여개 국에서 8천여 만명의 수련인구를 가진 태권도의 하드웨어는 훌륭하게 만들어져 있으나 태권도를 구성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인 소프트웨어 즉 수련 콘텐츠 면에서는 빈약하기 그지없어 태권도 성장을 정체시키고 타 무술로부터 추격을 당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하나의 품새를 가지고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태권도 수련인구를 늘려오는 양적인 성장은 이루었지만 태권도의 다양성을 저해하여 태권도 발전의 한계를 가져 왔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과거 초창기 태권도는 다양한 품새가 존재 했었다.
통합 이전 9개관에는 각 관의 품새가 존재 했으며, 대한태권도협회 구성 초창기 승단심사에 포함되어 있던 팔기권, 장권, 단권, 도조산 등 초창기 품새를 복원하고, 1보 겨루기, 3보 겨루기 등 호신술과 유명무실한 팔괘 품새를 현대에 맞도록 재구성, 보급하여 태권도의 콘텐츠에 포함시킨다면 이는 훌륭한 수련 도구가 되며 이로 인한 태권도의 다양성은 어느 정도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 나아가 태권도가 이미 최고의 무도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택견, 가라데, 우슈, 합기도, 주짓수 등 무술의 장점을 받아들여 새로운 형태의 품새를 개발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또, 연령별, 신체 능력별, 장애인을 위한 품새의 개발은 태권도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들어 보급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모든 문화는 생성과 성장, 퇴보, 사멸의 단계를 거치기 마련이고, 타 문화를 흡수하여 새로운 문화로 꽃피우지 못한 문화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게 된다.
 
태권도 역시 무도이기 이전에 하나의 문화로 규정한다면, 끊임없는 변화와 개선의 노력 없이는 태권도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
 
무도태권도의 본산이라는 국기원과 태권도 종주국인 대한민국 태권도계가 새로운 품새를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 국기원의 위상과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무도태권도의 본산인 국기원에서 초창기 태권도 품새 복원 및 새로운 품새를 개발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국기원이 본연의 설립목적에 부합되는 사업을 수행하여 국기원의 추락된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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