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인 코너 - 주인(主人)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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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0.03.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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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대본(大本)은 태권도장이고 태권도의 근본(根本)은 태권도 사범님이며 태권도의 주인은 태권도인 모두이다.


국민이 없이는 나라가 존재할 수 없듯이 태권도장이 없고 태권도 사범이 없이는 국기원, 협회 등 각종 태권도 단체가 존재할 수 없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기를 하는 이유는 현 태권도계에는 태권도의 주인(태권도장 사범, 태권도인 등)은 보이지 않고, 이들을 통제․관리하는 관리자들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생활에 밀접한 동사무소(동주민센터)나 면사무소를 가보면 형식적일지는 모르지만 많이 친절해졌다.

그들은 과연 국민이 낸 세금으로 급여를 받고 국민 때문에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으로서 국민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친절하게 대하는 것일까?

아니면 상부의 지시가 있어 그렇게 하는 것일까?

어쨌든 옛날처럼 고압적이고 불친절하지 않으니 국민의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우리 태권도 판은 어떠한가.

국기원, 협회, 각시도협회를 방문했을때 동직원이나 면직원이 민원인을 대하는 것만큼은 되는가? 철없는 코흘리개들을 열심히 지도하며 학부모들을 하늘처럼 섬기고 받은 돈을 모아 바치는 시도협회에서는 ‘사범님들이 존재하기에 우리가 있습니다’라고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는 것 같은가?

우리에게 시도협회 사무실은 죄짓고 경찰서나 검찰청 가는 것처럼 자주가기가 싫은 곳인가 아니면 만나고 싶은 사람이 많고 도장운영에 도움이 되어서 자주가고 싶은 곳인가.

협회사무실은 가면 유익하고 보람된 장소가 되어야 하고 사범님들의 안식처가 되어야한다. 우리태권도계는 30여년이 넘도록 특정의 소수가 권력을 독점해오며 끼리끼리 폐쇄적으로 의사를 결정해왔고, 특정 계보와 인맥에 따라 재원을 배분해 온 것이 관행화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태권도 모든 현장의 고충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바른 인재등용기피와 불투명한 운영 등으로 민주화된 태권도판은 아주 먼나라 얘기처럼 되었다.


옛말에 “고인물은 썩는다”고 했다.

우린 흔히 우리 태권도판을 고인물에 비유하면서

「썩었다」고 한다. 입으로만 “썩었다! 썩었어!”라고 한탄만해서야 수십년간을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는 썩은 물이 맑아지는가?

농부는 봄이 되면 겨우내 얼었던 논가에 있는 웅덩이의 물은 퍼내어 물고기도 잡고, 맑은 샘물이 웅덩이를 채우게 하고 논갈이를 한다. 우리 태권도계는 30여년을 웅덩이에 고인 물을 방치하여서 웅덩이에 물고기는 없고 해충들만 득실거리는 물웅덩이가 되었나보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상기온과 강도 높은 지진으로 난리를 겪었고 우리나라도 폭설 등 기상이변이 심했었다.

우리 태권도계도 엘리뇨현상이 오든 기상이변이라도 와서 변화가 생겨야 한다. 주축일반(走逐一般- 달아나는 것이나 뒤쫓아가는 것이나 다 같은 것이라는 뜻으로, 다 같이 옳지 않은 일을 한 바에는 나무라는 쪽이나 나무람을 받는 쪽이나 마찬가지임을 이르는 말)인 인물들이 활개를 치는데 누구를 어찌하겠느냐고 한탄만해서는 안된다. 한탄만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방관자(傍觀者)가 된다. 방관자도 역사의 책임에서는 자유스러울 수가 없다. 자유와 민주화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고인물이 있으면 삽으로라도 물꼬를 내주고 삽으로 물꼬를 트기 어려우면 힘을 모아 양동이로라도 고인물을 퍼내야 한다. 더 많은 힘을 모아서 성능 좋은 양수기로 고인물을 퍼낸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정말 걱정이 많다.


1988년 초등학교 입학생이 85만 천오백명이 20년 후인 2008년엔 40%가 감소한 48만 5천명이었고 10년후인 2018년에는 40만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통계청의 얘기이다. 태권도장 운영의 자원이 초등학생인데 태권도장에겐 청천벽력이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사범님들이여!

산을 오르려면 가파른 언덕도 있고 평지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다.

지금까지 오후 2시부터 저녁 7시까지 5~6시간 어린이들과 편하게 태권도장을 운영하셨다면 앞으로는 새벽 5~6시에는 태권도장에 불이 켜 있고 밤 11시에도 불이 켜 있도록 부지런해져야 한다. 그리고 봉사해야 한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사회에 실버 인구가 건강 증진을 태권도를 통해서 할 수 있도록, 기죽은 장년들이 태권도를 통해서 정력맨이 될 수 있게. 각박한 세상에 여성들이 태권도를 통해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비만이나 허약체질은 태권도를 통해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는 태권도가 되어야 명실상부한 국기 태권도가 아닌가?


태권도는 여러 면에서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

태권도의 근간인 사범님들이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물이 흐르면 흐르는대로 세상 돌아가는대로 종시속(從時俗)해서는 안된다. 세상을 사는 사람은 사회 여건에 변화를 받으나 그 여건을 바꾸고 변화 발전시키는 원동력 또한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사범님들은 역사에 주인(主人)이 되어서 당당하게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독립운동가이며 실천교육자이신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우리는 흔히 인물(人物)이 없다고 한탄을 하고 있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이가 인물될 공부를 해 인물이 되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셨고 우리는 단결을 못하는 민족이라고 스스로 비하하는데 단결 못한다고 비웃는 사람만 단결해도 몇백명은 되어서 못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국민들을 설득하셨다.

또한 당신은 주인(主人)입니까? 객(客)입니까?라고 국민에게 물으며 주인정신(主人精神)을 갖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정진(精進)할 것을 촉구하셨다.


지금껏 객(客)의 입장에 있었던 사범님들이라면, 태권도의 주인(主人)의 위치에서 주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심사숙고한 후 당당히 나서서 일해야 한다.


절기상 우수 경칩이 지나고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春分)이다.

유난스러웠던 겨울이 지나갔다.


움추렸던 가슴과 어깨를 쫙 펴고 무겁고 두툼했던 옷들을 훌훌 벗어버리고, 만물이 소생하는 싱그러운 봄의 주역이 되어보자. 나무 한그루, 꽃 한송이라도 심으면서 봄을 맞이하자. 봄은 또 지나 여름을 부를테니 이왕이면 봄의 정기를 듬뿍 안고 싱싱한 여름을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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