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기 역사칼럼] 태권도기공과 의학Ⅱ
[윤태기 역사칼럼] 태권도기공과 의학Ⅱ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3.08.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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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기공과 의학Ⅱ


필자는 부모로부터 선천적으로 건강체가 아닌 약한 체질로 태어난 것 같다. 어린 시절(초등학교 4학년)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되며, 서울 아이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시작한 태권도가 지금은 필자의 인생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태권도로 인하여 필자의 건강은 나이에 비해 많이 단단해 졌으며, 또한 태권도의 사회적 책무로 태권도기공으로 사회봉사의 즐거움도 함께 하고 있다.

그러던 필자의 가정에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왔다. 당시 유치원을 운영하던 아내가 피곤을 자주 느껴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니 암이라는 판명을 받게 되었다. 달리 방법이 없어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이라는 곳에서 수술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생각과 달리 아내의 건강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고 기력이 없는 생활로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잦은 짜증과 삶에 회의를 종종 느끼곤 하였다.

이것이 필자가 기공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당시 필자는 건강을 위해 제일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몸의 움직임을 통한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는 기공이었다. 그 후 다양한 기공을 체험하며 많은 공부와 자료를 찾게 되었다. 그로인해 서양의 학문과
동양의 건강 학문을 융합하여태권도에 접목하게 되었으며, 단태권도(힐링기공태권도)라는 이름으로 많은 분들에게 임상실험 아닌 실험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필자 또한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 매일 새벽, 인시(새벽 3시~5시)에 일어나 수련을 생활화 하고 있다. 오늘도 새벽 인시수련 후 컴의 메일을 확인하게 되었다. 아주 기분 좋은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허준 박물관에서 필자에게 기공수련을 받는 분의 메일이었다. 그 내용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허준박물관에서 기공 심화반 교육을 받고 있는 박오병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강의하시는 자료(특히 각종 도표 자료)를 보내주실 수 있는지요? 수업 중에는 일일이 받아쓰기가 쉽지 않고 강의가 끝나면 곧장 잊어버려 혼자 복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내 주시면 다른 곳에 사용하거나 남에게 돌리지 않고 혼자 복습하는 데에만 사용하겠습니다.

몇 년 전 강의 중 맨발걷기가 있었는데 이의 효험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전에 회사에 다닐 때 같이 근무하던 친구 중 하나가 몇 년 전에 폐암 말기로 수술도 불가능하고, 방사선치료도 불가능하며, 약도 없고, 잘 해야 3개월 정도 살 수 있으니, 남은 기간은 생을 잘 마무리하는 데 쓰라는 말을 일류 종합병원 호홉기 과장으로부터 듣고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어 마침 집에서 가까운 청계산을 일 년에 200일 이상, 즉 요즘처럼 장마기간 등 등산이 불가능한 날만 빼고 매일 맨발로 올라갔더니 점점 좋아져 2년 후에 완쾌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가 그 친구에게 전해주고 저 자신은 잊고 실천을 하지 않았는데, 저도 그 말을 듣고 집에서 가까운 궁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장마가 와서 7월 들어서는 걷지 못하고 있는데 장마가 그치면 재개할 예정입니다. 저도 3년 되도록 낳지 않고 있는 피부병이 있는데 효력이 있을지 모르겠군요.
즐거운 저녁 보내시기 바라며 다음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朴五秉 頓首”

   

위의 메일에서 보듯 사람은 자연의 기운과 하나 될 때 자연은 무한한 에너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자연의 힘(天地氣運)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무한한 힘을 갖고 있다. 지구촌 안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구 자기장과 우리 몸의 자기장이 하나 될 수 있도록 몸의 움직임을 통해 균형과 조화를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의 밸런스를 맞추어주게 되면 우리 몸의 에너지는 바뀌게 되고 그 바뀐 에너지로 인해 우리 몸의 건강은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흔히 말하는 항상성의 원리가 우리 몸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인체에 흐르는 에너지인 정·기·신(精·氣·神)을 잘 다루어야 한다. 아울러 경락(經絡)과 경혈(經穴)은 무예와 기공 수련에서 내경(內勁)의 통로로 운기(運氣)와 점혈(點穴)등 인체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즉 오장육부(五臟六腑)와의 관계를 내공수련에서는 필수적으로 밝게 알아야 한다. 또한 의학은 인간의 심신을 계발하여 선인(仙人)이 되는 상승의 학문이 인체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하승학문으로 내려간 것이라 지난 호에 밝히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기공의 지침서인『용호비결(龍虎秘訣)』이나 의학과 기공의 경계에 있는『수양총서유집(修養叢書類輯)』이나『활인심방(活人心房)』 등의 고전에도, 그리고 동양권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허준 선생의 의학서인『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기공을 통한 건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처럼 무예와 기공과 의학은 인간 신체를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부류에 속한 학문이며, 매우 밀접한 성격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무예나 기공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우리에게는 이 당연한 사실이 조금 생소할지는 몰라도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무예와 기공의 이해를 통해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의 이웃인 중국(中國)은 우리와는 반대로 무예와 기공에 엄청난 국가 예산과 학문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기도 하다. 지금의 관점으로 보건데, 무예와 기공은 사전 예방의학으로서 미병학(未病學)이며, 의학은 사후 질병치료를 위한 기병학(旣病學)으로 나눌 수 있다.
질병이 든 몸을 정상의 몸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법은 정상의 신체를 더욱 강건하게 만드는 무예 기공법보다 오히려 더 세밀하여야 하고 질병이 다양한 만큼 학술이 더 다양하고 어려운 방법일 수 있다.
이러한 미병학과 기병학의 사이에는 쌍방이 통행하는 경계가 없기도 하지만 엄연한 경계가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무예기공은 신체의 에너지를 정·기·신(精·氣·神)의 석자로 나뉘어 설명하지만, 의학에서는 보통 기혈(氣血)의 두 가지로 나누어 구별한다.
국기 태권도가 진정한 국기(國技)로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무예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생활 속에 태권도가 녹아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남·녀·노·소 누구나 태권도를 수련하는 진정한 국기로 거듭 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권도가 그들의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태권도 수련을 통해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을 줄 수 있다면 무너져 가는 태권도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바탕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태권도의 다원화가 필요한 이유다. 공방의 원리뿐이 아닌 진정한 심신단련의 본래 목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주장하는 변화된 태권도의 모습은 바로 이러한 우리의 전통 수련법을 통해 역사와 철학이 있고 정체성을 살아있는 태권도를 찾자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 스스로도 당당하지 않을까 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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