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인 칼럼 - 제59호] 태권도 실버 지도자들이여! 발상을 전환해 보지 않으려는가?
[한규인 칼럼 - 제59호] 태권도 실버 지도자들이여! 발상을 전환해 보지 않으려는가?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3.03.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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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각 대학에서 태권도학과를 개설, 학문으로 발걸음을 내딛은 지 30여년이 되었다. 이미 그 학생들은 50대가 되었고 그들을 지도했던 교수는 정년퇴임을 한지 오래다. 그들을 대학에 입학하도록 태권도를 지도했던 사범들은 60∼70대의 노인이 되었다. 또한 월남 파병 때 태권도 교관 요원으로 파견 됐던 1960년대의 사범들 역시 70대 노인이며 1960∼70년대에 해외 파견됐던 사범들 역시 60∼70대의 노인이 되었다. 

그러나 국내 태권도 수련 인릿� 늙어가는 사범들과 반대로 태권도장은 청소년에서 어린이로 어린이에서 유년화로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되었고, 태권도장에는 대학입학을 위해 품새 수련을 하는 중고생 몇 명을 제외하곤 성인은 그림자조차도 찾아 볼 수 없다.

지금의 태권도가 있도록 그 근본 바탕을 만든 60∼70대 사범들은 노인이 되어 태권도를 떠나고 있다. 이들은 6. 25 사변을 겪으며 보릿고 개가 무엇인지를, 배고픈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아는 한국 역사의 산증인이자 태권도 근대사의 주역이기도 하다. 1960∼70년대의 청년기를 보낸 대한민국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유보하며 갖은 고생을 감내하면서 경제대국을 이루었듯 태권도 중흥기 역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현 태권도장의 실태를 살펴보면 도장경영을 앞세운 마케팅이나 학교체육 보충수업, 어린이 취미교육 등으로, 30∼40대 사범들은 학부모 취향이라는 이유로 태권도장을 유치원화 하였다. 그러다 보니 우직하게 무도정신에 입각해 태권도를 바로 전하던 60∼70대 사범들은 쫒기고 밀리어 이젠 설 곳을 잃고 만 형국이 되었다.

80∼90세대의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투자하여 같이 살면서 자식 덕을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핵가족화로 인해 세상은 변하였으며, 대다수 60-70세대는 자식에게 투자만 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빈털터리로 노년을 맞이하여 병마와 고독으로 여생을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새 정부인 박근혜 정부는 2013년을 복지정책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각종 복지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국민소득 2만 달러에 근접하던 40년 전인 1973년을 복지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70년대의 복지지출 5∼8%에서 1980년대에는 12∼14%로, 2010년 105.5조엔(한해 10.550조 원)으로 증가하여 지출하였다. 일본의 80년대는 잃어버린 10년으로 마이너스 경제가 지속되었고, 경기부양을 위한 감세정책은 세출증대로 이어져 국가재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리나라도 40년 전 복지를 시작한 일본의 현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 60∼70대 세대는 모든 자산을 자녀들에게 쏟아 부었으나 자녀들은 현대화된 의식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모세대를 돌볼 여유가 없어졌다. 사회 구조 또한 급격한 변화했다. 노인 수명 연장이 축복이라 볼 수 있겠으나 노후대책이 없는 노인들에게는 오히려 죽지 못해 산다고 할 만큼의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60∼70대 노인 세대는 정치적으로 혼란하고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시기에 가족과 국가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 그들은 앞만 보고 살다보니 노후를 위한 아무 대책을 세우지 못한 세대이다. 우리 태권도의 60∼70대 사범들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나이 들면서 심신기능의 약화로 건강에 자신이 없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으며, 수입이 없어지게 되어 사회적 역할과 지위 또한 상실하며 심리적으로 고립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노인들은 ①퇴직 후 소득 감소에서 오는 생계비 문제인 빈곤(貧困) ②노화과정에서 오는 심신피팍에서 발생하는 병고(病苦) ③가정과 사회에서의 역할상실 및 지위저하에서 오는 고독(孤獨) ④무위도식하는 생활에서 오는 무위감(無爲感) 등, 사중고(四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할 일이 없어 무위도식할 수밖에 없는 자괴감과 소외감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60∼70세대의 태권도 사범들은 동년배 60∼70대의 노인들의 건강 증진과 여가생활을 위한 자원 봉사를 할 수 있는 자격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 평생 수련해 온 태권도를 동년배 노인들의 심신건강을 위해 노인들 수준에 맞는 태권도로 변형(氣수련을 병행)시켜 같이 수련을 한다면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는 노인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 설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보장 제도가 잘 되어 있는 선진 여러 나라에서는 노인 빈곤문제보다 건강문제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노인 질병치료를 위한 전문병원, 요양원 입소 등으로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는 의료비 지출만  상승시킬 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치료중심에서 질병예방, 보건관리, 건강보호 등 건강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때 실버태권도인들이 노인건강문제 해결에 앞장서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만들어야 한다.

더욱이 복지정책의 원년인 2013년 이후 2018년에 이르면 인구비율 14.3% 로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버인구의 10%만이라도 태권도 수련을 통해 심신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면 우리 실버태권도인들은 국가를 위해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될 것이다.

현 우리의 노인인구비율을 살펴보면 2010년 11%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여 초고령화 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나라 노인들의 건강문제를 동년배 태권도 사범들이 책임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보자.

그 방법으로 ① 60∼70대의 사범들이 운영하고 있는 도장을 실버태권도장으로 명명 1~2개부를 노인 위주로 운영하며 ②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인 단체에 자원 봉사자로 적극 나서 노인들의 건강 문제를 적극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자 그것이 태권도의 사회적 책임 또한 우리 세대가 안고 가야할 문제인 듯하다.

아울러 늘어나는 노인 인구만큼이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의료비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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