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호 / 사 설 1] WTF, 개혁의 마침표를 찍어야
[제58호 / 사 설 1] WTF, 개혁의 마침표를 찍어야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3.02.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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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F, 개혁의 마침표를 찍어야


                          

‘국기(國技)’ 태권도가 사실상 올림픽 영구종목으로 안착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2020년 올림픽부터 적용할 핵심 종목(Core Sports) 25개에 태권도를 포함시킨 것이다. 무엇보다 태권도는 올림픽 무대에서 퇴출될 위기까지 몰렸던 터라 이번 결정이 더 반갑고 자랑스럽다. 태권도는 한국이 세계에 전파하고 올림픽 종목으로 발전시킨 유일한 글로벌 스포츠다. 올림픽 종목 유지는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태권도는 204개국에 보급된 보편적 국제 스포츠로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그러나 단조로운 경기방식과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여기에 올림픽 정식종목 진입을 노리는 일본의 가라데와 중국의 유슈가 태권도 자리를 대신하려는 물밑 움직임도 결코 만만치 않아, 태권도의 올림픽 퇴출설을 부채질 했다.

태권도가 퇴출위기를 딛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중단 없는 개혁’의 결과다. 조정원 총재를 중심으로 세계태권도연맹이 각고의 노력 끝에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판정 시비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전자호구 시스템을 도입했고, 점수를 세분화하는 새로운 경기방식으로 박진감과 재미를 더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달라진 태권도를 보고 세계인은 다시 환호했고 IOC도 이를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고 개혁이 완벽하게 완성됐다고는 단언 할 수 없다. 태권도 개혁의 마지막 과제는 든든한 재정 젖줄의 기반이 되는 글로벌 스폰서십 확보와 전자호구 시스템의 완벽한 정착이다.

WTF는 지난해 9월 올림픽 종목 평가항목 답변서를 IOC에 제출했다. 39개 항목의 평가에서 태권도는 마케팅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선 후한 평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TF는 현재 글로벌 스폰서십을 확보하지 못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에 글로벌 기업이 즐비한 가운데 이들을 스폰서로 끌어들이지 못한 게 '옥에 티'로 지적됐다. 기업은 불투명한 미래에 투자를 할 수 없어 올림픽 퇴출종목으로 거론됐던 태권도에 섣불리 후원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젠 달라졌다.

태권도가 사실상 올림픽 영구종목으로 살아남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국내 기업의 WTF 글로벌 스폰서십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WTF의 글로벌 스폰서십 유치는 IOC에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는 카드로 부족함이 없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전자호구 시스템도 해결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전파 방해에 따른 오작동의 여지가 남아 있고, 아직 얼굴 가격은 심판의 육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조 총재는 “헤드기어에 센서를 부착하는 방법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면서 “각종 대회에서 드러난 시행착오를 종합해 치명적인 오류를 줄일 수 있는 전자호구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WTF 조직의 결속력 강화에도 조 총재가 주력해야 한다. 올림픽 핵심 종목 잔류라는 뚜렷한 목표로 이런 저런 일들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이제는 개혁을 가속한다는 차원에서 조직의 결속력 강화에 저해되는 요소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다시 한 번 당부하지만 올림픽 영구 종목으로 사실상 확정됐지만 마음 놓고 안심하지 말고 그동안 진행해온 개혁을 마무리 해 주길 바란다. 올림픽 핵심종목 선정에서 탈락한 레슬링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뼈 있는 충고를 가슴에 담아둬야 한다. 여기에 태권도인들이 더 화합하고 노력해 가라데와 유슈가 넘볼 수 없는 ‘세계의 무도’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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