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규 칼럼>① 讀書不破費 讀書萬倍利 독서불파비 독서만배리
<박완규 칼럼>① 讀書不破費 讀書萬倍利 독서불파비 독서만배리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2.11.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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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규 칼럼>①

독설종결자의 귀환, 착필(捉筆)의 변(辯)


중국 송나라 때 신법(新法)을 만들어 개혁 정치를 펼쳤던 정치가 왕안석(王安石)은 문장이 뛰어나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의 학문과 문장이 당대의 으뜸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타고난 천재성 덕분이라는 설도 있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지녔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어려서부터 한 번 읽은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걸 보면 두뇌가 명석했던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평생 책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면학으로 성공한 경우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상중영(傷仲永, 중영이란 사람의 경우를 슬퍼함)'이란 제목으로 쓴 글에서 그는 가르치고 배우는 일의 중요성을 회화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방중영이란 신동이 있었는데 다섯 살 나이에 훌륭한 시를 지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주변에서 잘 가르쳐 다듬으면 큰 재목이 될 것이라고 공부시키기를 권했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천재성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섰다. 선비들이 모인 곳이나 고관 집을 찾아다니며 아들의 비상한 재주를 보여주고 푼돈을 챙겼다.

요즘 말로 하면 여기저기 방송에 내보내 '천재 쇼'를 벌이고 출연료 광고료를 받는 데만 재미를 붙인 것이다. 하지만 중영의 나이 스무 살이 되자 밑천이 바닥나 보통 청년이 되고 말았다. 그 글 말미에 왕안석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천재도 공부하지 않으면 보통 사람이 되고, 보통 사람이 공부하지 않으면 보통 이하가 된다."

‘태권도타임즈’의 홍상용 발행인이 내게 칼럼 집필을 의뢰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태권도 전문언론들이 10여 개나 되지만 소위 혁신적 진보를 자임하는 신문이 ‘태권도타임즈’ 하나뿐이라 하니 내 춘추필법과 부합되는 듯싶어 허(許) 했는데,,,

시쳇말로 “글 빨 하나는 죽지 않았다” 호언장담을 했건만 매일 필봉을 들려니 금새 소재가 고갈돼 잠시 접었던 공부를 다시 해야 하겠거늘 지천명을 넘기는 동안 술 담배와 찌든 습성들로 어지럽혀진 머리 통이라 그런지, 아니면 기억력이 감퇴된 까닭인지 하여간에 멘탈에 문제가 없지 않으니 저으기 걱정이다.

천재도 못 되는 주제에 책 읽기를 게을리 해, 성현의 말대로라면 보통 사람 이하가 됐을진대 누구를 계도하고 계몽한다고 필봉을 드는가 싶은데,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는 세상에선 왕안석의 다음과 같은 권학문이 위안이 되려나.

"공부하는 데는 큰 돈이 들지 않고, 공부하면 만 배의 이익이 생긴다(讀書不破費 讀書萬倍利)."

허나, 만 배의 이득보다도 태권도가 올곧게 바로 서고, 항구적으로 발전해나가도록 계도하는 일이 내겐 성공에 다름 아닐지니 착필(捉筆)의 변(辯)은 이쯤 해두고, 기왕지사 박완규 코너가 마련된 이상 한바탕 글춤을 춰 볼 참이다.

다만, 과거 개혁을 선도할 당시 오판을 경험했던 만큼 혼자 글춤을 추는 것은 사양한다. 얼씨구 태권도 부정을 일소하고 절씨구 항구적 미래를 열어가는 춤사위 아니, 필(筆)사위를 맞춰줄 장단꾼이 많았으면 좋겠다. 혁신을 기대하는 모든 태권도인들이 질정(叱正)에 동참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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