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시범의 대부 이규형교수
태권도시범의 대부 이규형교수
  • 태권도타임즈
  • 승인 2010.03.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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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태권도학과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을 때 가장 존경 받는 태권인으로 선정된 계명대학교 이규형 교수를 만나서 그의 태권도 열정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부-

 태; 태권도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 계기는........

 이; 초등학교 4학년때 키도 작고 몸도 약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중 태권도장 수련생모집 포스터를 보았는데 키보다 더 높이 올라간 발차기 사진을 보고 태권도를 하면 나를 지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태권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태; 태권도시범단과의 인연은?

 이; 군 시절(1972년)에 육군종합학교 체육처에서 복무하고 있는데 당시 미동초등학교 태권도부 사범님이 그만두게 되어서 학교장이 국방부로 대민봉사차원에서 지원을 해달라는 공문이 와서 제가 파견되었죠 그 인연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태; 시범단을 지도하게 된 계기와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시범이란?

 이; 미동초등학교도 처음에는 각종 대회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많이 거두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선수로 출전할 학생이 체중조절을 위해 약을 먹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시합은 1등한 사람이 주인공이고 나머지 많은 사람이 조연이잖아요. 그러나 시범은 시범단 한사람 한사람이 다 주연이죠. 그래서 시범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시범이라는 것은 보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태권도의 기술의 모범을 보이고 태권도의 우수성을 보는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태; 지도자는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이; 가장 중요한 것은 솔선수범하는 자세라 생각합니다. 지도자가 도복을 입고 자신을 낮추고 제자들을 존중하여 솔선수범하고 어떠한 동작을 행하는데 그 장단점을 깨우치게 만드는 것이 지도자의 올바른 자세이고 그럼으로 제자들이 존경하고 경외심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태권도 수련생들이 거의 초등학생이어서 유소년기에 형성된 체력, 인성, 가치관은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하게 되므로 어린이들에게 생각이나 감정을 다스리는 정신교육,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았을 때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심리교육,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데 필요한 체력, 자신의 몸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호신교육 등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봅니다.

 태; 시범단 지도하시면서 가장 큰 보람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개막식 프로그램일 것 같은데 그 이외에 기억에 남는 시범이 있었다면......

 이; 모든 시범 하나하나가 최선을 다한 것이기에 소중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가 깊었다고 느껴지는 시범은 2002년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 합의사항에 따라 남북태권도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성인 29명과 어린이 6명으로 구성된 국가대표 시범단을 이끌고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시범을 보인것과 1999년 4월 19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에딘버러공 국민 방한시 미동초등학교 시범을 보고 싶다고해서 학교에서 시범한 일, 그리고 1999년 6월 16일 제109차 IOC 총회때 사마란치 위원장 외 102명의 IOC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태릉선수촌에서 어린이, 성인 시범단 135명이 시범을 보인 일 등이죠.

 태; 좀 이르지만 정년이 3년 남았는데 그 이후로......

 이; 현재의 공인품새는 난이도 면이나 체계성에 문제가 있으며 무엇보다 태권도의 모든 기술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창작품새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데 정년후 제일 먼저 모든 무도의 원리를 태권도에 융합시켜서(심지어 발레의 턴 동작을 접목시키려 연구중임) 뻗는 것 뿐만 아니라 메치고 꺽는것까지 포함해서 속도, 호흡, 리듬 등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품새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려 합니다.

 태; 태권도의 미래상을 말하자면......

 이; 태권도는 종주국인 한국에서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기대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으나 실천하기 어려운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중 나라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 줄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는 당신이 나라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말처럼 일선 사범들은 제자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또 태권도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협회집행부는 회원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마음을 실천에 옮긴다면 태권도의 미래는 밝아질 것입니다.

 태; 구소련 시절 소련에 WTF를 심는데 공헌하셨다고 들었는데.....

 이; 소련에는 당시 북한 태권도가 활성화되어 있었는데 당시 김운용 IOC위원의 주선으로 10일간 울리야스키 국립대에서 세미나를 하면서 태권도의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는데 ITF가 활성화 된 곳에서 WTF를 시범 보인다고 방해 공작이 대단했습니다. 참 그때 시범을 보이면서 세미나 참석자들과 기합소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뱃속 깊은곳에서 우려나오는 기합소리를 내는데 전면 우리창이 터져나가는 바람에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죠.

어쨌든 10일간의 세미나가 끝나고 호텔에서 기다리는데 소련 태권도 협회장이 대의원 300명 전원의 찬성으로 ITF에서 WTF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항상 겸손하며 나보다는 전체를 위한다는 그의 철학이 태권도 시범단에 그대로 녹아들어 전체가 하나가 되는 모습에 전세계인이 감동을 받고 있다. 지구촌 곳곳을 돌며 100여차례에 걸친 시범으로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이제는 자신의 분신 같았던 미동초등학교 시범단을 제자에게 물려주고 한걸음 물러서서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고 있다.

태권도계가 수많은 우여곡절로 그를 흔들었지만 천년고목처럼 제자리에 굳건하게 버티고 서서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태권인의 길을 말없이 걷고 있는 이규형 사범은 이순을 넘긴 나이에도 도복을 단정히 갖추고 어린 학생들과 땀을 흘리는 모습은 모든 태권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50년을 수련해도 자신의 지르는 동작에서 부족함을 느낀다는 그는 세계를 누비며 태권도 시범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4년 7월 22일 세계평화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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